"모든 사물과 관념과 인간은 하나의 파동(strings)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비구상 작품으로 공간을 탐색하는 작가 김하영(사진)의 여섯번째 개인전이 종로구 창성동 '옆집갤러리'에서 오는 19일까지 열린다. 선과 색 그리고 공간을 이용해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표현하는 김 작가는 7일 "고요하지만 울림이 있고 단순하지만 강한 세계를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파동'은 단순하고 우아한 세계를 보여주는 매개이다. 김 작가는 작품 작업에서 배경색이 되는 푸른색을 표현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30~40회의 겹칠은 다양한 변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긴 인내의 시간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그가 푸른색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하늘처럼 넓고 우주 공간처럼 알 수 없는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캔버스의 푸른색은 측량될 수 없는 깊이를 가진 공간이다. 그래서 작품은 일면 차가워보이지만 따뜻함이 배어 나오는 관찰자의 시선을 담고 있다. 공간의 색이 완성된 후 그는 그 위에 펼쳐지는 섬세하고 다양한 선의 움직임과 공간을 연출한다. 김 작가의 선은 조형적 요소로서의 시작이며 소리와 울림의 시작이다. 그의 작업은 선의 분할에 의한 공간의 형성을 통해 사유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그는 작품에서 무수히 반복되는 선으로 인식의 면을 이루고 면이 결합해 궁극의 질서가 구현되는 우주의 모습을 담아낸다. 김 작가는 섬세한 선과 면이 떠다니는 원초적 공간을 탐색하는 것이다. 김태윤 옆집갤러리 디렉터는 김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보다 원초적인 세계로 이끄는 힘을 갖고 있는 그의 작품은 대중을 당혹스럽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메시지 과잉의 구상 작품이 전달할 수 없는 평온함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사회 곳곳을 불안정성이 지배하는 요즘 그의 전시회는 따뜻한 시선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피난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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