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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김정은 체제'… 내부 권력투쟁 여부가 주요 변수로
입력2011-12-19 16:09:22
수정
2011.12.19 16:09:22
장기간 권력투쟁 등 혼란 우려...체제붕괴엔 신중론
37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권력의 핵심 축은 3남 김정은이 이어갈 것이라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물론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의 후계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잠재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김정은으로의 후계세습은 김일성-김정일 권력이양에 비하면 상당히 취약하다. 김정은은 불과 20대 후반에 불과한 데다 후계를 정당화할 만한 이렇다 할 업적을 내세우기도 어렵고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약점이 있다.
그럼에도 김정은 체계가 안정적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김 위원장 사망 이틀 후에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일 사망을 대비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충격을 이미 내부적으로 흡수한 상태로 볼 수 있는 것. 여기에 김일성 사망시 김정일이 장의위원장을 맡았던 것처럼 김 부위원장이 이번에 장의위원장에 내정된 점도 이후 김정은 중심의 지도체제가 어느 정도 구축돼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북한은 김 위원장이 사망하고 나서 이틀 동안 차분하게 사태를 정리 한 뒤 발표했다”며 “북한 내부에서 이미 김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사망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비상사태를 준비하는 행보는 주목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역시 지도체제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인민해방전선 김성민 대표는 “당장 북한군이 동요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북한군이 전시체제로 넘어가기는 하겠지만 북한 체계가 흔들리고 군이 동요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과거에 김일성 사망 시 후계자 김정일 중심으로 뭉쳤던 것처럼 이번에도 김정은 중심으로 체제 안정화 작업에 군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북한은 앞으로 후계자 김정은을 중심으로 일정한 과도기를 거치며 위기 수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의 후견인이자 고모인 김경희 당 행정부장, 고모부 장성택 당 행정부장 등 우호세력을 중심으로 집단 지도체제를 구성할 수도 있다. 한편으론 내부 권력투쟁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이 많다.
김 국방위원장에 대한 일정 기간의 조문 기간이 끝난 이후 현재 권력 내에 포진한 세력들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 김 부위원장은 권력장악을 위한 숙청 등에 나서며 피바람이 불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의 앞날이 가시밭길에 놓일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후계자 김정은 체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의 권력 이양기보다 상당히 불안정하다.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부 권력투쟁이 격화될 수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피바람이 불 수도 있다"고 점쳤다.
무엇보다 북한 내부 권력투쟁은 북한 내부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를 좌우한 주요 변수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안전 보장이 가장 중요한데 북한은 (김정은 후견인 격인) 장성택을 중심으로 김정은 통치 체제를 구축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권력 투쟁이 발생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도 "김정일 체제하에서 남북한의 긴장과 화해가 공존해 왔다"면서 "'포스트 김정일 체제'로 김정은 체제가 들어설지, 또 다른 체제가 들어설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포스트 김정일 체제하에서 남북한의 평화 공존 체제가 정착하는 것이 우리 국민 다수의 바람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북한의 권력이양 불안이 북한의 체제 붕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후계체제가 불안정하긴 하지만 김 위원장의 부재가 곧바로 북한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당시 북한의 체제 붕괴를 점치는 시각이 있었지만, 북한은 이후에도 10여 년간 체제를 유지해왔다. 따라서 김 위원장 체제에서도 북한 나름의 시스템이 작용한 만큼 김 위원장이 부재한 북한, 즉 김 부위원장 체제 하에서도 북한은 시스템에 의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든든한 후견인인 중국도 북한의 급작스런 붕괴를 원치 않는 점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연착륙을 위해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부 당국 역시 북한의 체제 붕괴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다. 정부 당국자는 “김일성 사망 당시의 경험이 있는 데다 북한으로서는 민감한 체제붕괴를 언급했다가 북한을 자극해 한반도 정세가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어 정부로서는 어떤 예측도 내놓기 힘들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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