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입차 시장이 25년 만에 1만2,000배 성장해 올해 판매 규모가 12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수입 자동차 시장 개방 2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5년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정재희 KAIDA 회장(포드코리아 사장)은 "지난 1987년 10대에 불과했던 수입차 시장이 올해는 12만대까지 커져 처음으로 점유율 10% 벽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자동차 산업과 문화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KAIDA는 한국 수입차 시장 25년의 역사를 개척기(1987~1996년)와 시련기(1997~1999년), 극복 및 회복기(2000~2008년), 재도약 및 성장기(2009년부터)로 구분하고 있다.
1987년 메르세데스-벤츠 1개 브랜드가 10대를 팔며 시작된 한국 수입차 시장은 50%에 이르는 관세, 통상마찰, 과소비 억제, 부정적인 사회의 시선 등으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1995년 한미 자동차 양해각서(MOU) 체결, 관세 및 취득세 인하 등 제도가 개선되면서 1996년 10년 만에 1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1997년 외환위기가 찾아와 수입차 시장은 2,000대 규모로 급락했고 애국 분위기에 따라 수입차 구입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다. 윤대성 KAIDA 전무는 "당시 수입차가 행인들로부터 이유 없이 계란을 맞았고 주유소에서는 주유를 거부당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2000년 이후 수입차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다. 그해 4,400대를 판매한 후 매년 20~30% 성장을 거듭해 2002년 1만6,000대로 첫 1% 점유율을 달성했고 시장 개방 20년 만인 2007년에는 5만3,000대가 팔리며 5% 점유율 고지까지 올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잠시 주춤했지만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고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10만대 벽을 넘어 점유율이 8%까지 올라갔다.
올해 수입차 평균 판매가는 6,3000만원선이지만 배기량 2,000㏄ 이하 차량(48%)과 판매가 5,000만원 미만 차량(45.6%)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될 만큼 대중화가 진행됐다.
정 회장은 "AS, 사회공헌, 환경 개선 등에 더욱 노력해 양적인 성과에 맞는 질적 성장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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