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강연료가 13만5,000만 달러(1억8,000만원)' 미국의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오바마 캠프의 경제자문을 맡았던 로런스 서머스 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에게 지급한 강연료다. 로런스 서머스 의장이 재무부 장관과 하버드 총장을 지낸 탁월한 이코노미스트이긴 하지만 월가로부터 상식을 초월한 고액 강연료을 받아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게다가 대형 헤지펀드의 파트타임 전무로 일하면서 고액 연봉을 받아 오바마 행정부의 월가 개혁에 대한 진정성조차 의심 받고 있다. 미 언론들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참모진 재산현황을 공개하자 서머스 의장과 월가의 '부적절한' 관계를 집중 부각시켰다. 백악관은 그가 공직을 맡기 이전의 일이라며 별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지만, 블럼버그 통신은 "서머스 의장은 은행과 헤지펀드가 대중으로부터 거세 분노를 사는 시기에 그런 수입을 챙겼다는 것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재산 공개 현황에 따르면 서머스 의장은 지난해 월가 금융기관과 각종 협회와 대학 등에 40회의 강연을 하고 강연료로 270만 달러를 받았다. 1회당 평균 70만 달러를 받은 셈이다. 강연료는 천차만별이었다. JP모건은 6만7,500달러, 씨티그룹은 4만5,000달러, 리먼브러더스는 6만7,500달러를 각각 지급했다. 미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무려 13만5,000달러를 지불했다. 서머스는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 1주일 뒤인 11월 12일에는 메릴린치에 강연하고 4만5,000달러를 받았는데, 이 강연료 전액을 기부했다. 서머스는 예일대 강연에서는 1만 달러로 가장 작게 받았다. 서머스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8차례 원고를 써고 3만4,000달러(회당 4,250달러)를 받기도 했다. 서머스 의장이 헤지펀드 고위직을 맡은 것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360억 달러의 자산을 운영하는 유명 헤지펀드인 D.E.쇼의 파트타임 전무직을 맡아 1년6개월 동안 520만 달러 받았다. 서머스는 현재 헤지펀드 규제 등 월가 개혁 작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벤 러볼트 백악관 대변인은 "서머스 위원장이 이 나라의 최고 경제학자 중 하나로 꼽히고 재무장관도 지내 그의 경제 강연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다"며 "이번 일은 공직을 맡기 이전이고 이후에는 윤리 강령에 어긋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줄리안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행정부와 감독 대상간의 복잡한 커넥션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며 "강력한 규제가 왜 생기지 않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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