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KB이사진 임영록 회장에 자진사퇴 권고] 임영록 판단, 비선라인이 그르쳤다

정무감각 없는 캐피탈 출신 참모 '강경' 부추겨<br>스스로 회장 올라 "정권에 빚 없다" 정면 대응

KB캐피탈 출신 임 회장의 마지막 참모진 정무감각 결여..강경 대응

차관 출신 임 회장 내성적 성격으로 외부 자문그룹도 없어...“언제적 모피아냐”

스스로 힘으로 회장 오른 자부심... 정권에 빚없다..강경 행보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결국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KB금융지주 내부에서는 “KB 사태가 어떻게 하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냐”는 울분이 커져 가고 있다. 임 회장이 중징계를 받고 물러나는 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KB 사태는 이제 금융당국의 손을 떠나 검찰 특수부 수사로까지 확대되면서 마치 거대한 ‘범죄 사건’처럼 비화하는 분위기다. KB 내부 구성원들은 계속되는 당국과 임 회장 간의 갈등에 참담한 심경을 표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KB 내부에서는 임 회장을 마지막으로 보필했던 참모진의 무능이 결국 이번 사단을 만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진 임 회장이 몇 안되는 비선 라인의 말에 둘러싸여 그릇된 선택을 했고 결국 사면초가의 위기에까지 몰렸다는 것이다.

임 회장 입장에서는 당국은 물론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까지 적이 된 외로운 싸움 속에서 자신을 위해 마지막까지 충성하는 사람들에게 의지한 것이겠지만, 정무 감각이 결여된 참모진들의 판단은 결국 KB 사태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KB 사태가 임 회장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지기 전 마무리할 수 있는 분기점은 분명 있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중징계로 상향했을 당시 임 회장이 강경한 입장의 보도자료로 이를 반박하지 않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 임 회장은 동정적인 여론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조기에 사퇴했더라면 검찰 고발도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실제 제재심의위의 결정을 번복했다는 부담감을 크게 안고 있던 당국은 임 회장이 강경하게 맞서자 되려 ‘직무정지’라는 상향된 중징계로 받아치며 임 회장을 몰아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갈등 관계라지만 결국 ‘가제는 게편’이라고 당국에 정면 도전하는 임 회장을 손 봐야 한다는 데는 완전히 힘을 합친 꼴이 됐다”며 “임 회장 참모진이 이런 상황을 왜 예측할 수 없었는지 너무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 KB 사태와 관련 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대표적인 참모진은 KB캐피탈 출신의 임원들이다.

오정식 KB 캐피탈 대표, 백홍욱 KB 캐피탈 부사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 중 백 부사장은 임 회장의 경기고 동창으로 임 회장이 마지막까지 의지했던 사람으로 꼽힌다. 임 회장의 금감원장에 대한 반박 보도자료나 그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 등은 기존의 KB 홍보실은 거의 배제된 체 백 부사장과 임 회장 비서실 주도로 이루어졌다.

백 부사장은 외환은행과 한미은행, 한미캐피탈을 거쳐 2010년까지 씨티은행 부장으로 있다 작년 KB캐피탈이 출범하면서 부사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백 부사장은 지난달 KB지주의 김용수 부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물러나자 캐피탈 출신이면서도 KB지주 홍보의 일선으로 나섰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KB 홍보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김 부사장은 건강상 이유라기 보다 임 회장과의 불화 속에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며 “백 부사장이 임 회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무 감각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임 회장의 마지막 참모진들이 주도했던 당국과의 강경 대립과 연속적인 기자간담회는 결국 임 회장을 사면초가에 빠트리고 말았다.

임 회장이 ‘친정’이라고 볼 있는 관가에서 임 회장의 무리한 행보를 보는 관전 포인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으로 관료 집단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임 회장이 당국에 정면으로 맞서게 된 배경과 관련, 한 고위 공직자는 “임 회장이 모피아라고는 하지만 사실 언제 적 모피아냐”며 “외부 관가 그룹에서는 임 회장과 친분을 긴밀히 유지하면서 제대로 된 자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 관계자도 “임 회장을 둘러싼 일부 참모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주 임원들이나 계열사 사장들은 이 사태와 관련해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고 전했다. 임 회장이 외로운 싸움 속에서 비선라인에만 의지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이 KB지주 회장에 오르는 데 현 정권에 상대적으로 빚이 없다는 점도 강경한 행보를 뒷받침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임 회장은 어윤대 전 회장 시절의 고된 설움을 참고 견딘 후 사외이사의 지지를 등에 업고 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난관을 헤치고 회장에 올랐다는 자부심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임 회장 입장에서 해석해 보면 당국과 왜 저렇게까지 대립하는지도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다”며 “분명 억울한 부분이 있고 어떻게 오른 자리인데 쉽게 물러날 수 있겠냐”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