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좋은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 노려볼까'
젊은 부부들의 새해 소망 1순위는 역시 내집 마련이다. 주택경기가 침체돼 있어 전세에 머무는 수요자들도 많지만 재계약 때마다 수천만원씩 상승하는 보증금을 마련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민간 정보업체에서 예상하는 전세 재계약 추가 비용이 평균 2,000만원을 웃돌 정도다.
얼어붙은 경기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민간 경제연구소는 물론 정부도 점차 유럽과 미국 등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올해 부동산 경기가 상저하고(上底下高)의 흐름을 보이며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긍정적이 관측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만큼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수요자라면 계사년(癸巳年) 새해를 맞아 입지가 양호한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은 어떨까.
재건축ㆍ재개발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갖춰지기까지 최소 2~3년을 기다려야 하는 신도시 등택지지구와 달리 기존 도심지에 들어서기 때문에 교통과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곧바로 입주를 하기 어려워 전세를 놓기에도 쉽다.
지난해 말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반영해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무주택자들의 주택 구입 여건은 한층 나아지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올해 서울에서 공급되는 재건축ㆍ재개발 물량은 교육과 강남 접근성이 양호해 희소가치가 높다"며 "분양 물량이 많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각 단지의 특성을 잘 살펴 청약에 나서 볼만 하다"고 말했다.
◇대치ㆍ고덕동 재건축 눈에 띄네= 올해 서울 지역에서는 재건축ㆍ재개발 신규 공급물량이 9년만에 최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신규 공급물량은 총 3만5,235가구다. 일반분양분도 1만242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4년 3만6,705가구가 공급된 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강남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단지는 단연 2월에 공급 예정인 '래미안 대치청실'이다. 최고 35층 17개동 1,608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일반분양분은 122가구로 적지만 모두 전용 59ㆍ84㎡의 중소형이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학군과 교통ㆍ생활 등 주거여건이 탁월하다.
강동구 고덕지구 최대 단지인 고덕시영도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최고 35층, 51개 동 3,658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오는 11월 944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가재울ㆍ신길 뉴타운 노려볼까= 강북권에서는 오는 4월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4구역에 총 4,3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일반분양이 1,411가구에 달하는 등 올해 서울 재개발ㆍ재건축 단지중 가장 규모가 크다. 도심권에서는 종로구 무악동 인왕산2차 아이파크를 눈여겨 볼만하다. 167가구의 미니 단지지만 일반분양분이 108가구여서 로열층 당첨 확률이 높다.
신길뉴타운도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뉴타운내에서는 처음으로 신길11구역이 분양될 예정으로, 913가구 중 일반분양분은 442가구다. 1,521가구의 신길7구역 역시 67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두 단지는 인접해 있으며 모두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고 있어 대규모 래미안타운 효과를 기대해 볼만하다.
◇자금 마련 문턱 낮아져= 올해부터 내 집 마련을 생각하고 있는 무주택자들은 주택을 구입하기가 한층 편해졌다. 정부가 지난해 말 국민주택기금 주택구입자금 등의 대출 자격기준 및 금리를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전세자금 등 서민 대출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자금별로 0.3~0.9%포인트씩 인하됐다. 이에 따라 상여금을 포함한 부부합산 연소득 5,500만원 이하인 세대주는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내린 3.8% 금리에 생애최초주택구입 자금을 빌릴 수 있다. 근로자서민 구입자금도 0.9%포인트 하락한 4.3%로 변경됐다. 또 대출 금리 인하로 기금의 주요 조성재원인 청약저축 금리도 가입 기간별로 각각 0.5%포인트씩 인하됐다.
다만 입지가 좋다고 무턱대고 청약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본인의 소득 규모에 맞는 주택을 매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일반분양분은 대부분 분양가가 다소 높게 나오기 때문에 조합지분과 비교해 신중하게 청약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중소형 물량은 인기가 높은 만큼 금세 물량이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대형의 경우 수요가 크게 위축돼 있기 때문에 선별 청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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