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사분규의 대부분이 민주노총 소속 노조에서 발생하고 금속노조 사업장의 분규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발생한 노사분규 80건(교섭단위 기준)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이 76건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노총은 4건에 불과했다. 특히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분규가 집중됐다. 금속노조는 44건의 분규가 발생,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금속노조 사업장의 전체 분규 대비 비중은 지난해 29.6%에서 25%포인트 이상 대폭 증가했다. 금속노조는 7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정치파업과 중앙교섭 관철파업 등 산별 차원의 총파업을 벌인 데 이어 7~8월 중 대전충북지부ㆍ대구지부ㆍ경주지부ㆍ경기지부 등 지역 지부와 산별중앙교섭이 타결된 기업별 지부ㆍ지회들이 임단협과 관련된 파업을 하는 등 이중파업 구조를 고착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지역 D사의 경우 중앙교섭, 지부교섭, 지회 개별교섭 과정에서 모두 파업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전체 조합원 수의 10% 정도인 금속노조가 노사분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면서 “산별노조 체제가 분규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일부의 주장은 금속노조의 경우 맞아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갈등을 다단계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건 늘어난 총 17건의 분규가 발생했는데 모두 민노총 소속이었으며 이중 금속노조 소속이 13건이었다. 분규 사업장의 평균 파업 기간은 31일로 지난해에 비해 2일가량 줄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과도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분규에 따른 근로손실일수는 66만일로 전년 동기(34만9,000일)에 비해 55.2% 증가했지만 연도별로 비교하면 예년의 중간 수준이었다. 지난해보다 근로손실일수가 늘어난 주된 원인은 금속노조의 산별교섭과 지난해 발생한 장기분규 사업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금속노조의 근로손실일수는 지난해 2만2,000일에서 올해 16만5,000일로 무려 656.8% 증가했다. 알리안츠생명ㆍ이랜드리테일ㆍ뉴코아ㆍ코스콤 등 6개월 이상 장기분규 사업장의 근로손실일수가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노사분규 발생에는 임금인상 등 전통적인 갈등요소 외에 산별교섭 참여, 고용안정, 노조활동 보장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신규 설립 노조 사업장에서 노조 규모와 회사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전임자 인정을 요구하는 것이 관행화되면서 노사 갈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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