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전문가'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두 마리 토끼몰이를 위해 뉴욕주에 입성했다.
박인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CC(파73·6,670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 상금 350만달러)에 출전한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로 LPGA 챔피언십이던 것이 올해부터 이름을 바꿨다. 박인비에게는 지난해 마지막 2홀을 남기고 2타 차 열세를 뒤집은 기분 좋은 기억이 서린 대회다.
눈앞에 보이는 첫 번째 토끼는 세계랭킹 1위 탈환. 리디아 고(18·뉴질랜드)가 19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지만 2위 박인비와의 격차는 0.1점까지 줄어들었다. 리디아 고가 4월 스윙잉스커츠 대회에서 시즌 2승을 거둔 뒤 공동 41위-공동 16위-공동 27위로 주춤하는 사이 박인비는 꾸준히 랭킹포인트를 쌓아왔다. 지난달 초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한 뒤로 공동 16위-공동 5위-공동 11위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29위 안에 들면 리디아 고의 성적에 따라 세계 1위를 탈환할 수 있다. 리디아 고에게 1.4점 가까이 뒤진 세계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희망이 있다. 우승하면 리디아 고와 박인비의 결과에 따라 1위 등극이 가능하다. 8일 끝난 매뉴라이프 대회에서 거의 2년 만에 컷 탈락을 경험한 루이스는 올 시즌 첫 승이 늦어지고 있지만 자신의 스폰서인 회계법인 KPMG가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는 대회라 어느 때보다 의욕적이다.
박인비가 노릴 두 번째 토끼는 메이저 우승과 관련한 대기록들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10년 만의 단일 메이저 3연패 기록에 도전한다. LPGA 투어 역사에 특정 메이저 대회를 3년 연속 우승한 선수는 패티 버그(미국)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2명뿐이다. 버그는 1937~1939년 당시 메이저였던 타이틀홀더스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고 소렌스탐은 2003~2005년 LPGA 챔피언십 3연패를 달성했다. LPGA 투어 통산 14승 가운데 메이저 승수만 5승인 박인비는 박세리(5승)를 넘는 한국인 메이저 최다승 신기록에도 다가서 있다. 이에 맞서는 리디아 고는 메이저 최연소 우승 기록에 도전한다. 현재 기록은 2007년 모건 프레슬(미국)의 18세10개월9일. 리디아 고는 올해 안에만 메이저 첫 승을 따내면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다. 네 번의 기회가 남은 셈이다. 리디아 고의 메이저 최고 성적은 2013년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 지난해 LPGA 챔피언십에서는 박인비에게 3타 뒤진 단독 3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렉시 톰프슨(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1·2라운드 같은 조로 편성됐고 리디아 고는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 크리스티나 김(미국)과 동반 플레이한다. 메이저 통산 3승에 도전하는 루이스는 이미향(22·볼빅), 캐롤라인 헤드월(스웨덴)과 한 조다. 시즌 첫 메이저인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3타차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공동 4위로 밀려났던 김세영(22·미래에셋)도 우승 의지가 결연하다. 김세영은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리디아 고와 박인비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신인왕 포인트 2위에서 김세영을 쫓고 있는 김효주(20·롯데)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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