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로하신 이산가족들이 꼭 북한을 방문해 혈육과 재회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외거주 동포들이 북에 살고 있는 이산가족과 만날 수 있는 길이 처음으로 열렸다. 신남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LA지역협의회장은 21일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해외 한인들도 이산가족을 상봉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남북간 상봉은 지난 85년 첫 성사 이후 최근까지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해외에 사는 한인들은 공식적인 기회가 마련되지 않았다. 통일부는 해외에 거주 중인 이산가족을 약 2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북한 당국은 5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꾸려질 미주 지역 1차 상봉단은 4월28일부터 5월5일까지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에 가는 이산가족은 약 15명 정도로 이산가족을 비롯해 평통 관계자와 한인 사회 관계자 등 40여명이 포함될 계획이다. 7일부터 사흘간 북한을 방문해 북한 해외동포원호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난 신 회장은 "200만 해외 동포들이 북한에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이산가족 상봉이라고 설명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면 해외에서 북한을 보는 시각도 넓어지지 않겠느냐고 전했고 북측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북한 현지에서의 상황을 전했다. 이번 이산가족 방문 성사에 따라 민주평통 LA협의회는 우선 이산가족 명단을 파악해 100여명의 리스트를 북측에 전달한다. 북쪽 가족의 생사를 확인한 뒤 생존자 가운데 가능한 명단이 보내질 예정이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북측에서 어떤 조건도 달지 않았다"고 밝힌 신 회장은 "이산가족들이 방문하기까지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아 관련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4월 방문 때까지 아무런 장애는 없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를 상황까지도 세심하게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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