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초고층 빌딩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초고층 빌딩에 큰 관심이 없었던 한국도 내년 말 제2롯데월드의 '롯데월드타워' 완공을 앞두고 있는 등 기존에 중국과 중동 국가들이 주도하던 초고층 빌딩 경쟁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서울 잠실에 짓고 있는 롯데월드타워는 올해 골조 공사를 마치고 1년간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내년 말께 완공될 예정이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한국 초고층 빌딩의 역사는 새로 쓰이게 된다.
롯데월드타워의 높이는 554.5m로 현재까지 국내 초고층 빌딩인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동북아무역타워(305m)보다 250m 정도 높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도 1위 자리를 오래 유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에 오는 2022년께 완공할 예정인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D)의 높이는 571m로 롯데월드타워보다 16m가량 높기 때문이다.
한국 외에도 최근 들어 유독 아시아 지역에 초고층 빌딩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다. 지난 2010년 완공된 부르즈 칼리파는 163층 규모 빌딩으로 최고 높이는 828m다. 부르즈 칼리파는 한국 건설사인 삼성물산의 작품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높은 빌딩도 아시아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마카로열 클락타워는 2012년에 완공됐으며 높이는 601m다. 네 번째로 높은 대만 타이베이에 위치한 타이베이 101은 508m다. 이외 중국 상하이 국제금융센터(492m), 홍콩의 국제상업센터(ICC),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페트로나스타워 1·2(451.9m), 중국 난징 그린랜드 금융센터(450m) 등 세계 고층 빌딩 10위권 내 8개가 아시아 지역에 있다.
아시아를 제외하고 10위권 안에 있는 빌딩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월드트레이드센터(541.3m)와 시카고에 있는 윌리스타워(442.1m) 뿐이다.
아시아 지역의 초고층 빌딩 경쟁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건설 중인 초고층 빌딩도 대부분 아시아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에 완공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덤타워의 최고 높이는 1,000m로 완공시 세계 초고층 빌딩의 역사의 신기원을 열게 된다.
또 중국은 현재 기준으로 세계 초고층 빌딩 10위인 미국 시카고 윌리스타워보다 높은 빌딩을 16개나 건설 중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베트남·UAE도 현재 기준으로 세계 초고층 빌딩 10위 안에 들 수 있는 빌딩을 하나씩 올리고 있다.
승효상 이로재종합건축사무소 대표는 "한국의 경우 땅이 좁고 인구가 많다 보니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옛날 고대시대 바벨탑의 경우에도 볼 수 있듯이 남보다 높은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이 결합되면서 초고층 빌딩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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