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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전력 평준화로 남자 양궁 독주 제동

한국인 감독 세계로 진출<br>노하우 전수가 부메랑으로

'양궁은 더 이상 한국만의 금메달 텃밭이 아니다.'

적어도 남자 양궁의 경우에는 맞는 말 같다. 한국 남자 양궁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크리켓그라운드에서 끝난 런던올림픽 단체 3ㆍ4위전에서 멕시코를 224대219로 꺾고 동메달을 땄다. 동메달도 값지지만 그동안 남자 양궁 단체전이 쌓아온 기록을 돌아보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준결승전에서 미국에 219대224로 지는 바람에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남자 양궁의 올림픽 연속 금메달은 3회 연속에서 마무리되고 말았다.

남자 양궁의 올림픽 4연패 불발은 한국대표팀의 부진 탓이라기보다 한국인 감독이 세계로 퍼지며 전력 평준화 현상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4강 상대인 미국은 한국인 이기식 감독이 이끌고 있다. 합숙 등 한국의 전통적인 훈련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했고 이는 공교롭게도 한국대표팀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됐다. 미국을 꺾고 우승한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도 한국인이다. 고(故) 석봉근 전 대한양궁협회 고문의 아들인 석동은 감독이 주인공으로 석 감독은 지난 2001년부터 지휘봉을 잡아 이탈리아 양궁의 체질을 기본부터 확 바꿨다. 그 결과는 미켈레 프란질리의 2003세계선수권 우승, 마르코 갈리아조의 2004아테네올림픽 금메달로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 남자 양궁의 최후 보루였던 단체전까지 집어삼킨 것이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40개국 중 한국인이 감독인 팀은 11개국에 이른다. 남자 단체전의 경우 미국ㆍ멕시코ㆍ이탈리아 등 4강 진출국 모두가 한국인 사령탑을 둔 팀이었다. 한국인 지도자들의 해외진출과 한국 양궁 알리기는 분명 바람직하지만 이제 양궁에서 한국 독주현상은 점점 옅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남자 양궁은 오는 8월3일 열릴 개인전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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