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對馬島)인들의 한어(韓語) 학습에 관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하면서 본 책에서 우연히 이완용이 대마도 출신 일제 고위관료의 비명(碑銘)을 써준 기록을 찾아내고 3개월을 수소문한 끝에 비명을 직접 확인했을 때는 한동안 멍해졌습니다." 한일병탄에 깊숙이 관여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원흉 중 한명으로 꼽히는 고쿠분 쇼타로(國分象太郞)의 죽음을 이완용이 애도하며 써준 비명이 한 여행사 대표에 의해 처음 확인됐다. 황백현(사진) 발해투어 대표는 28일 "말로만 듣던 매국노 이완용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친일행각을 할 수 있었는지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이완용의 친일행각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후손에게 뭘 가르쳐야 하는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된 계기는 박사논문 때문에 '대마풍토기(對馬風土記)'를 읽으면서다. 그는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비명을 봤을 때 어떻게 이런 일까지 했을까 싶어 멍한 느낌이었다"며 "처음에는 사실을 알고도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일본 국회도서관과 규슈대 도서관 등지에서 대마도에 관한 문헌 300여권을 조사하며 나름대로 고증작업을 한 후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최근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대마도 역사문화탐방에 참석한 관광객들은 이 사실에 대부분 무척 놀랐다"며 "그리고 나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이렇게까지 친일행각을 할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연구에 대해 전문가들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관광객들 중에는 한국 근대사나 역사학 전공자, 일본어학과 교수들이 참석해 어떻게 대마도에서까지 이완용의 친일행각 잔재가 발견됐느냐며 놀라면서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대한민국 국민, 특히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역사관(觀)을 똑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대마도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가능한 이완용이 써준 고쿠분 쇼타로의 비명을 직접 보여줄 계획"이라며 "특히 올해 대마도의 날에 맞춰 대마도 관련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사진전을 열 예정이며 대마도에 남아 있는 우리 역사 고분 탐방 코스 개발 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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