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에 국부펀드들의 폐쇄적인 운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 3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싱가포르투자청(SGIC)이 투명성 실현을 처음으로 약속했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토니 탠 SGIC 부회장은 "앞으로 펀드 운용현황에 대한 공개도를 높이고 투명성을 강화해 국부펀드들의 투자윤리에 대한 기본 지침을 마련하는 데 초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처음 견해를 밝혔다. 싱가포르 부총리직을 역임한 그는 "국부펀드의 성장으로 세계 경제 판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절감한다"며 "올바른 정보공개가 바람직한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개와 관련한 규범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는다면 금융시장에도 보호주의의 장벽이 곳곳이 세워져 펀드흐름을 막게 될 것"이라며 선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 SGIC가 어느 분야를 공개할 것인지는 싱가포르 정부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SGIC는 지난번 UBS와 씨티그룹에 자금수혈 명목으로 16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SGIC뿐 아니라 중동, 중국의 국부펀드들은 넘치는 보유외환을 바탕으로 모기지 부실 위기에 빠진 월가와 유럽의 대형은행들에 대규모 자금을 투여했다. 하지만 이들의 투자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정부가 운영하는 이들 펀드의 정치적 영향력 증대를 우려하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와 관련 탠 부회장은 "국부펀드의 목적도 다른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이윤추구"라며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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