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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쇼로 변질되는 신당 경선

“쇼를 하라 쇼!”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가장 빈번하게 듣는 광고 문구이다. 별로 인기는 없지만 요즘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과정을 보노라면 이 같은 ‘쇼’의 진면목이 느껴진다. 별로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들이 벌이는 ‘쇼’의 내막이 과연 무엇일까하는 것까지 국민의 관심을 모으지 못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5년 집권한 여권에서 대선 후보를 뽑는 과정이 마치 안개 속을 헤매듯이 쇼를 연출하는 게 물론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적어도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여권이라면 참여정부 5년간의 업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을 내세워 국민들의 마음을 끌어 당기는 정공법을 구사해야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여권에서 벌이고 있는 ‘경선 쇼’는 아무리 생각해도 비정상적이다. 아젠다를 내세워 기선을 제압하는 게 아니라 후보들 간의 혼란스런 이합집산을 통해 억지춘향격의 승리자를 만들려는 모습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면서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평을 듣는 과정과 함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 자체도 오리무중의 길을 걸으며 이상야릇한 쇼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당장 이번 주말에 열릴 광주 지역 경선에서 여권 후보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연출했던 대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당시 광주ㆍ전남 지역에서는 한화갑씨가 절대적인 조직 우위를 고수하고 있었고 이인제씨 역시 여당 중진들의 지지 속에 각각 승리를 다짐하고 있었는 데 노무현 후보가 최종적인 승리자가 됨으로써 판세를 결정지은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열전을 벌이고 있는 정동영ㆍ손학규ㆍ이해찬 후보가 무엇을 근거로 광주 승리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기적의 반전’을 꾀하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당시 노 후보는 영남 출신이면서도 국민의 정부 후보로 나와 동서 화합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분명히 전해줬다. 바로 그 같은 이유와 민주정권의 연장이라는 명분을 무기로 광범위한 ‘노빠’를 양산해 사회적인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며 광주 승리를 최대한 극적인 요소로 높여 놓았던 것이다. 이것은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국민들은 오히려 지금 신당에서 경선 과정이 지난 번의 경선 드라마를 리바이벌하려는 과정에 매우 깊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감동도 없고 메시지도 없는 경선 드라마가 과연 그 때와 똑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무척 회의적이라는 뜻이다. 가령 정동영 후보가 1위로 당선된다 해도 호남에서 호남출신을 밀어줬다는 말이 나올 것이 분명해 과거 노무현 후보가 누렸던 프리미엄을 누리기 힘들지도 모른다. 또 손학규 후보가 1위가 되면 호남출신을 물리쳤다는 인상은 남길지 몰라도 이미 경선 도중에 잠적을 했던 상처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해찬 후보가 1위가 되면 사람들은 이 후보를 DJ와 노무현 대통령이 함께 지원한다는 시중 일각에서 떠도는 소문이 맞기는 맞구나하는 생각을 할지 몰라도 무슨 감동을 느낄 것 같지는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금 신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필요한 것이 과연 ‘광주 드라마’뿐이어야 하는지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무척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과거의 경험에 너무 함몰돼 대통령 선거에서 ‘멋진 드라마’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정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여권 후보들이 진정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려면 국민과 직접 공감할 수 있는 ‘국가 아젠다’를 개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생산해 전달하는 정공법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의 공약에 비해 지금 여권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의 실체가 영 아리송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참여정부의 정권 대창출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아젠다 설정이라는 정공법을 팽개친 채 ‘쇼’와 ‘드라마’에 집착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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