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연극·발레 실황… 11월 극장가 잇따라 개봉
배우들 땀·눈물 고스란히… 공연장과 다른 묘미 선사
| 영국 웨스트엔드 최고의 뮤지컬중 하나인 ''빌리 엘리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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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배우 찰리 채플린을 기념해 만든 발레극인 ''모던발레 채플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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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국 국립극장의 연극 ''워 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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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현장감과 생생함이 장점인 무대 예술을 극장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놓은 영화를 보는 것이 무슨 재미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공연 실황 영화는 그 나름의 색다른 재미가 있다. 이를테면 공연장에서는 아무리 앞자리에 앉아도 결코 보기 어려웠던 배우들의 근접 샷을 수시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땀과 눈물로 범벅된 배우들의 얼굴이 커다란 스크린에 비치는 순간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른 벅찬 감정을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지에 가야 만날 수 있는 오리지널 팀의 최상급 공연을 저렴한 가격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 친절한 자막 덕에 현지 팀이 구사하는 '언어의 장벽'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11월 극장가에는 뮤지컬·연극·발레 공연 실황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들이 잇따라 걸린다.
27일에는 영국 웨스트엔드 최고의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빌리 엘리어트'의 지난 9월 28일 런던 실황을 담은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가 개봉한다. 2000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은 198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을 배경으로 광부 아버지를 둔 11살 소년 빌리가 발레리노의 꿈을 이뤄가는 성장 과정을 그린다. 역대 빌리들이 모두 나오는 특급 서비스가 펼쳐지는 점도 일반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묘미다. 오리지널 '빌리'였던 리암 모어가 성인 '빌리'역을 맡아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랐고, 역대 27명의 빌리가 총출동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공연의 주역이었던 엘리어트 한나의 간단한 인터뷰는 물론 무대의 뒷모습 소개 장면, 작곡가 엘튼 존의 코멘트와 2000년 동명 영화의 감독이자 뮤지컬의 연출자인 스티브 달드리의 인사말 등도 영화에 담겨 있다.
20일에는 유럽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발레단이 연기하고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2013년 공연 '모던발레 채플린'이 극장에 걸린다. 검은 중절모와 콧수염, 큰 구두와 헐렁한 바지로 기억되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 속 캐릭터 '리틀 트램프'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작된 작품이다. 남성 무용수가 인간 채플린을 연기하고 여성 무용수가 트램프 캐릭터를 맡아 나오는 구성을 통해 대중에게 비친 이미지와 채플린 그의 본 모습 사이의 괴리를 효과적으로 연출해 냈다는 평이다. 영국 국립극장(NT·National Theatre)의 연극 '워 호스'의 실황도 다시 한 번 한국 관객을 찾는다.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소년 알버트와 군마로 차출된 말 조이의 우정을 다룬 작품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형극 전문 극단 '핸드스프링 퍼펫 컴퍼니'가 만들어낸 실제 크기의 말 인형을 통한 섬세한 연기가 압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극 '워 호스'의 실황은 지난 3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 차례 상영된 바 있다. 당시 보지 못했던 관객들이라면 이번 기회는 놓치지 말 것. 11월 22일~23일 단 두 차례만 메가박스를 통해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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