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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사업 끼워넣기 바쁜 국회 예산안 심의
입력2006-11-26 19:22:16
수정
2006.11.26 19:22:16
정부가 마련한 내년 예산안 238조원(일반회계 158조원)에 국회 심의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현재 각 상임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예비심사에서부터 민원성 부풀리기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어 예산안 심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소관 예산안 심의를 마친 건설교통위원회는 정부안보다 1조4,973억원이나 순증시켰다.
내년 말 대통령선거를 의식해 선심성 지역사업을 여기저기 끼워넣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상임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년 전부터 정부는 톱다운 방식을 채택해 예산부터 따놓고 보자는 각 부처의 행태는 어느 정도 개선됐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예산편성지침을 바꾸더라도 정치권이 지역사업에 혈안이 돼 있으면 혈세 낭비를 막기 어렵다.
새해 예산안 심의와 관련, 열린우리당은 “내년 경기전망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충 등 경기부양 예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특혜성 사업예산과 법률 통과를 전제로 편성된 낭비성 예산 등 12조원을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예산결산위원회의 계수조정 소위가 가동되면 여야 모두 선심성 지역사업을 끼워넣는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정치 이기주의에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국회 본연의 임무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새해 예산안 심의에서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곳은 공공 부문 건설투자와 복지재정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공공 부문 건설투자는 연간 예산낭비가 무려 10조원에 이른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비효율성이 높다. 주로 과다한 건설비 책정과 불합리한 원가산정방식 및 잦은 설계변경 등에 기인하지만 타당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전시행정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않다.
따라서 국민이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낭비에 대해 직접 소송을 내 예산집행을 중지시키거나 낭비된 예산을 환수할 수 있는 납세소송제가 하루속히 도입돼야 할 것이다. 예산을 낭비했다는 이유로 봉급이 삭감된 일본 지자체의 사례는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보게 한다. 참여정부 4년 동안 국가부채가 배 이상 늘어 283조원에 이르고 있다. 예산안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국민 감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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