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가 EU집행위원회(EC)에 재정적자 감축 및 구조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출한다는 조건으로 독일이 내년 프랑스 정부 예산안을 인정한다는 서면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지난 15일 국민총생산(GDP) 대비 4.3% 규모의 재정적자가 포함된 2015년 예산안을 EC에 제출했다. 지난 남유럽발(發) 재정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EU가 정한 '국가 GDP 대비 3% 이내' 기준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이에 따라 EC의 사상 첫 개별국가 예산안 거부권 행사 및 벌금부과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EU 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일이 프랑스의 적자 예산안을 묵인할 경우 EC의 제재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독일은 이번 협상에서 프랑스에 대한 EU의 벌금 부과에도 반대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유럽 내 가장 강력한 재정긴축 옹호국이다. 이 같은 입장을 접고 프랑스의 적자 예산안을 묵인하기로 한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1·2위 경제대국 간의 관계악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슈피겔은 전했다. 익명의 한 독일 관료는 "EU가 프랑스 예산안을 거부하면 양국관계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최근의 유로존 경제악화로 경기부양 필요성이 연일 부각되는 상황에서 독일도 기존 주장만 고집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점이 이번 협상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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