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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께 오픈 노량진수산시장
전시장·옥상야외무대까지 갖춰 랜드마크 도매시장 도약 기대
하루 관광객 5만명 늘어날 듯
1조3,000억 투입 복합리조트
호텔·컨벤션·카지노 등 조성
음식·문화 접목 체험 관광으로 외국인 관광 2,000만명 유치 시동
지난 13일 오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은 30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상인들이 손님들을 불러 모으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1,200여개의 점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땀과 비릿한 생선냄새, 수조 밑을 흐르는 하수는 이곳이 국내 대표 수산시장이라는 점을 대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재래식 시장의 모습도 옛 정취로 남을 날이 머지 않았다. 지어진 지 44년이 된 노량진수산시장을 현대화하기 위해 3년간 2,200억원을 투입한 시설현대화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가 진행 중인 노량진 수산물 시장 현대화 사업은 오는 10월에 마무리돼 연말께는 상인들이 현대식 설비 갖춰진 인근의 새로운 건물에서 손님을 맞는다. 특히 전시장과 테마열차, 옥상 야외무대 등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새로운 문화관광 도매시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수협노량진수산(주)의 한 관계자는 "현대화 사업이 끝나면 현재 하루 3만명에 달하는 이용 고객 및 관광객이 5만명으로 크게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수산시장 현대화는 '노량진 대변신'의 서막에 불과하다. 노량진수산시장 옆 부지에 대형 복합리조트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는 1조3,000억원을 투입해 4만8,233㎡ 부지에 지상 52층짜리 복합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호텔과 컨벤션, 해양수산테마파크, 카지노, 쇼핑시설, 워터파크, 공연장, 멀티플렉스 등이 들어서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정부가 이달 중에 외국인 카지노 설립을 포함한 복합리조트 건설 후보지를 2~3곳 가량 선정할 계획인데 일단 이 문턱을 통과해야 한다. 현재 이 복합리조트사업에는 전국 9개 권역에서 총 34개 업체가 신청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경우 이미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인기를 모으고 있어 현대화된 노량진 수산시장과 복합리조트까지 연결될 경우 시너지가 엄청날 것이란 게 서울시의 관측이다. 더구나 경부선과 호남선이 통과하는 노량진역이 주변에 있어 지방연계 관광 확산효과도 기대된다.
복합리조트 사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점을 수익성과 수익분배으로 꼽는다. 현재 국내 운영중인 16개 외국인 전용 국내 카지노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액이 1조3,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70% 가량인 9,000억원이 서울의 3개 카지노에 발생했다. 백기준 휴스턴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복합리조트는 무엇보다 수익성이 중요한 만큼 지역적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복합리조트의 존속성과 높은 수익성 보장을 위해서는 기존 기반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역내 관광상품과 쇼핑, 레저, 문화, 컨벤션 등 새로운 관광모델을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의 극대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용산과 여의도에 면세점 추가설립이 발표되면서 이 두 개 지역을 연결하는 노량진에 복합리조트가 들어설 경우 '용산-노량진-여의도'를 잇는 새로운 관광벨트가 형성돼 관광객 유치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해외 관광객 1,400만명을 유치한 서울시는 오는 2018년까지 2,0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따라서 노량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관광지구가 구축되면 면세점·쇼핑·관광에 이어 음식과 각종 문화상품 등이 결합된 체험과 체류형 관광으로 한국 여행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복합리조트 사업에 순수 국내 자본만 투입하는 곳은 수협이 유일하다"며 "향후 이곳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어업인 복지와 해양수산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공익적 목적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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