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영국 런던이 전 세계 부자들을 끌어모으는 인기 도시였다면 앞으로는 미국 뉴욕이 자산가들의 둥지로 각광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경제매체 CNBC 등 외신들은 5일(현지시간) 부동산 컨설팅 자문업체인 나이트프랭크의 보고서를 인용해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전 세계 부호들이 더 나은 투자기회와 교육·거주여건 등을 찾아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삶의 터전을 옮기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순자산 3,000만달러(약 330억원) 이상의 '슈퍼리치'가 가장 많이 사는 도시는 런던이다. 4,363명의 고액 자산가가 유리한 조세제도와 안정적 정치·경제 여건을 찾아 앞다퉈 런던으로 몰려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런던에 대한 선호도가 둔화하면서 뉴욕이 새롭게 부호들의 '메카'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늘어날 고액 자산가 수는 싱가포르가 1,752명으로 가장 많고 홍콩과 뉴욕이 각각 1,251명과 1,013명으로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기간 런던을 택하는 자산가 수가 907명에 그치면서 오는 2025년에는 자산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시가 런던에서 뉴욕으로 바뀔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나이트프랭크의 리엄 베일리 리서치 대표는 "이런 추세는 유럽과 영국에 비해 나은 미국 경제에 기인한다"며 "유럽과 중동·아프리카의 부가 미국으로 향하는 현재의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자산가가 정착한 곳은 영국으로 2003~2013년 무려 11만4,100만명이 런던으로 이주했으며 싱가포르 4만5,000명, 미국 4만2,40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중국과 인도에서는 부자 이탈 행렬이 이어져 같은 기간 중국에서는 총 자산가 수의 15%인 7만6,200명이 고국을 떠났다. 인도에서도 27%에 해당하는 4만3,400명이 짐을 싼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지난 10년간 부자 유출 순위가 5위에 머물렀지만 앞으로 국적을 바꿀 계획이 있는 자산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CNBC는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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