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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워크 장수원 "11년차 가수라도 긴장되는 건 똑같다"

[인터뷰] "재덕이 형 몫까지 춤추려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장수원(28)에게선 한 시절을 풍미한 최고의 아이돌이라면 풍길 법한 거드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1997년 남성 6인조 젝스키스로 데뷔해 연예계의 천당을 경험했다면 2000년 팀 해체 후 2002년 김재덕과 함께 제이워크를 꾸리고 두 번의 앨범을 낸 뒤 무려 5년에 가까운 시간을 무대에 올라보지도 못하고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요즘으로 치자면 슈퍼주니어나 빅뱅을 능가하는 최상의 인기를 누려 본 그로서는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 터. 회사원으로 치자면 입사 2~3년차의 나이지만 가요계에서 벌써 12년이나 짬밥을 먹은 그를 만났다. 오랜만에 새 앨범을 낸 장수원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멤버 김재덕의 급작스러운 군 입대로 적잖은 부담을 마음에 안았지만 팬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들떠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큰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음악적 지향을 묻자 잠시 한 번 숨을 고르고 나긋나긋 말을 잇는 장수원의 모습에서 아이돌을 지나 뮤지션을 향해 가는 여정이 느껴진다. "나만 좋아하고 나 혼자 이해하는 음악은 의미가 없어요. 누가 들어도 좋아할 만한 편안하고 대중적인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라는 그의 포부가 꽤 묵직하게 다가온다. 다음은 일문일답. - 새앨범의 첫 방송을 일주일 앞두고 군입대한 김재덕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 같다. ▲ 원래 춤추는 걸 무척 좋아하는 편인데 재덕이 형 안무까지 내가 하려니 숨이 목까지 차오른다. 제이워크의 안무 치고는 이번 안무가 파워풀하다.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동선으로 파트를 나눠 안무를 준비했는데 그것을 모두 혼자 소화해야 한다. 사실 재덕이 형과 내가 함께 하는 무대를 많은 팬들이 기대했을 텐데 그 무대를 홀로 채우려니 부담도 된다. 팬들에게 부족한 모습을 안보이려 두 배, 세 배 더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 젝스키스 시절부터 조용한 컨셉으로 인기를 모았다. 새앨범을 알리려면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 말도 많이 해야 할 텐데 부담은 없나. ▲ 사실 젝스키스 때 나는 날로 먹은 놈이다.(웃음) 있는 듯 없는 듯 늘 조용했고 스스로 나서기도 싫어했다. 멤버 중 유일하게 안 나서는 사람이라 오히려 인기를 얻은 것 같다. 다른 멤버들이 모두 활발해서 팬들 입장에서는 '저 친구는 뭐지'하는 기대감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게을러서 뒤로 빠져 있었던 건 아니다. 성격 자체가 워낙 조용하고 내성적이다. 원래 방송에서 말 많이 하고 웃음을 주는 건 재덕이 형 역할이었는데 이제 형이 없으니 그 역할을 내가 해야 한다. 예전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거부를 했다. 하지만 요즘 방송 시스템 속에서는 그런 태도로는 버틸 수 없는 것 같다. 예전엔 "죽어도 음악만 할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하지만 나 살겠다고 내 마음이 바뀌는 것 같아 좀 씁쓸하다. 내가 가진 주관들이 시스템에 따라 점점 변해가야 한다는 게 안타깝다. 사실 워낙 예능에 나가면 말 없고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있다고 주위에서 우려를 한다. 심지어 아버지가 "방송 나가서 주접 좀 떨어라"라고 하신 적도 있다. 방송을 너무 쉬었더니 걱정 하시는 눈치다. - 젝스키스에 다른 멤버도 많은데 김재덕과 팀을 결성했던 이유는 뭔가. ▲ 팀이 해체된 후 안성일이라는 PD형에게 같이 노래 공부를 하게 됐다. 뭐 둘이 유독 친했던 것도 아니고 재덕이 형이랑 뭉칠 거라는 계획은 애초 없었다. 함께 노래를 배우고 자주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형이랑 제이워크를 만들게 됐다. 사실 젝스키스 이후 발라드를 하게 될 거라고도 생각 못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뭉쳤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아마 재덕이 형도 나도 살기위해 뭉친 게 아니었을까. 가끔은 인연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 팀 내에서 두 사람의 역할 분담은 ▲ 메인 보컬은 주로 내가 맡고 재덕이 형은 랩을 맡았다. 재덕이 형이 예능이나 라디오에서 언변 담당이라면 나는 비주얼 퀄리티 담당이라고 할까.(웃음) - 제이워크의 음악적 지향점은 ▲ 잠시만 기다려 달라. (숨을 고른 후) 우리는 가장 편하고 대중적이고 쉬운 방향으로 가기로 1집 때부터 마음먹었다. 그룹 쿨과 방향이 비슷하다고 할까. 지나치게 음악적으로 욕심을 부리고 어렵게 만들겠다는 고집은 없다. 나만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하지는 않을 거다. 최소한의 트렌드는 접목하겠지만 누가 들어도 좋아할 편안한 음악을 하고 싶다. -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 어릴 때 보이스투맨을 참 좋아했다. 닮고 싶은 음악인은 김건모 선배다. 나이에 제약받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꾸준히 한다는 것이 멋지지 않나. 건모 형 노래는 언제 들어도 좋고 기다려진다. 늘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음주가무를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음악인이다. - 3집 앨범의 타이틀곡 소개를 해달라. ▲ 전 소속사와의 문제 때문에 정규 앨범이 나오는데 무려 6년이 걸렸다. 작년 '여우비'로 활동할 때부터 3집을 준비했는데 마침 성대 결절이 와서 시기가 또 늦춰졌다. 하루 빨리 3집을 팬들 손에 쥐어 주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타이틀곡이 보이지 않았다. 마침 친한 작곡가인 김세진씨에게 타이틀곡을 의뢰했고 그렇게 받은 곡이 '마이 러브'다. 멜로디가 세련되고 이지 리스닝 계열의 하우스 편곡이 시도된 곡이다. (은)지원이형에게 피쳐링을 부탁했는데 흔쾌히 응해줬다. 팬들로부터 후렴구가 중독성 있다는 반응이 많아 고무적이다. - 요즘도 팬들이 집 앞에서 24시간을 지키고 있나. ▲ 숫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11년 동안 한결같이 집 앞을 밤새워 지키는 그 친구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뭐가 그리 좋다고 한결같이 그럴 수 있을까. 차이점이라면 그 친구들이 10대였을 때는 택시를 타고 내 차를 쫓았다면 이제는 자기 차를 운전해서 따라온다는 거다. 물론 가끔씩 항상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 하는 삶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풀어지거나 흩어진 모습을 보이면 안되니까. 하지만 가수에게는 피할 수 없는 필수적인 삶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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