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한국 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 부분 심사 위원장으로서 총평을 하게 됨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선진국 수준임을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IT∙전자∙자동차∙조선∙원자력 등 첨단 산업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패션은 물론 K-pop과 영화, 드라마 등 공연 예술 분야와 각종 스포츠에 이르기 까지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 최고의 수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건축과 특히 화장실은 한국 보다 더 뛰어난 나라를 본적이 없습니다. 세계 최고층 건물도 우리 기술로 지었듯이 건설 시공 기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적 수준임을 우리 스스로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 명성을 얻은 건축 작품이나 건축사는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도 부족한 편입니다. 이름 있는 작가의 작품에도 솔직히 표피적 조형의 유행을 교묘히 감춘 흔적이 묻어납니다.
건축의 노벨상이라는 금년의 프리츠커 상은 외국에서 공부한 적이 없는 중국의 젊은 시골 건축사에게 돌아갔습니다. 한국의 원로 시인은 해마다 목을 늘려 기다려도 노벨 문학상은 오지 않고 있습니다. 국력 탓 일수도 있습니다만, 얼마나 깊은 창조성에 몰입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라고 생각 합니다. 2017년에는 국제건축사연맹 UIA총회가 서울에서 개최 됩니다. 그때까지 본 건축문화대상을 통하여 세계적 명품이 탄생하길 기대합니다.
금년 작품의 최고 성과는 사회 공공부분에서 나왔습니다. 대상을 받은 충남 '서천의 봄의 마을'과 본상인 경북 영주시의 '조제 보건진료소'는 우리 사회에서 여태 볼 수 없었던 최고의 모범 사례로 기록 될 것입니다. 설계금액 입찰로 설계비가 싸기만 하면 좋은 행정 편의나 수준 낮은 심사에 의한 턴키 발주로 지은 수많은 실패작과는 반대로, 행정 지원에 적극적인 시 당국과 헌신적이고 열성적인 설계자 사이에 조정자인 커미셔너의 지휘아래 시민들의 참여와 공감으로 완성 된 것입니다. 일본 구마모토의 아트 폴리스를 연상 시키는 이러한 성공 사례는 마땅히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길 기대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모든 산업 분야와 고속도로 화장실처럼, 한국의 건축작품 또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 최고 수준에 왔음을 곧 알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번 심사를 통하여 특히 젊은 건축사들의 기백 있고 당당한 작품을 통해 그날이 멀지않았음을 확실히 느꼈다는 것을 심사평 전체로 갈음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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