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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가 한국 시장에 몰려오고 있다. 인도 영화는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 보편적인 메시지 를 담으며 독특한 감성으로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인도 영화 '트리쉬나'가 지난 20일 개봉한데 이어 다음달 10일 '런치박스'가 개봉예정이다. 리테쉬 바트라 감독의 로맨틱 멜로 '런치박스'는 인도의 경제수도인 뭄바이에서 도시락 배달사고로 인한 남녀간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주부 '일라'(님라트 카우르)는 소원해진 남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도시락을 만들어 편지와 함께 다바왈라(전통적인 인도의 점심 도시락 배달원)를 통해 보낸다. 이 도시락이 엉뚱한 사람에게 배달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일라의 도시락을 맛있게 먹은 남자는 바로 부인과 사별하고 외롭게 사는 중년의 회사원 '사잔'(이르판 칸)이었다. 사잔이 감사편지를 보내고 일라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만 그 뒤로 도시락을 통한 두 사람의 편지는 계속된다. 도시락 편지는 처음에는 사소한 일상 얘기로 시작했지만 서서히 깊은 고민까지 담긴 내용으로 발전한다.
이 영화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비평가주간 관객상을 비롯해 8개 국제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탄 수작이다. 인도의 '국민배우' 이르판 칸이 뒤늦은 사랑의 감정에 설레하면서도 한편으로 두려워하는 중년 남성 '사잔'의 감정을 표현했다
영화 '트리쉬나'는 영국의 거장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연출로, 토마스 하디의 소설 '테스'를 원작으로 인도를 무대로 그렸다. 편협한 인습 때문에 파멸에 이르는 한 여성 '트리쉬나'(프리다 핀토)의 일생을 통렬히 그려낸다.
인도는 연간 1,0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상영하는 '영화 대국'이지만 한국에서 찬밥신세였다. 세시간이라는 긴 상영시간과 특유의 춤과 노래가 가미된 형식 탓인지 국내 관객들의 정서에는 맞지 않았다. 국내 관객에게 어필한 것은 2009년 개봉한 '블랙'부터다. 보지도 듯지도 못하는 장애인과 그 스승의 스토리를 그린 이영화는 당시 전국에서 87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인도 영화의 최고기록을 세웠다. 2011년 '내 이름은 칸'(38만명)과 '세 얼간이'(45만명)가 흥행의 맥을 이어왔다.
지난해부터 인도 영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한국·인도 수교 40주년 기념으로 전국에서 인도영화제가 열렸으며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바라:축복'이 선정되기도 했다. 올 들어서 지난 2월 인도 아줌마의 영어완전 정복기 '굿모닝 맨하탄'이 관객을 만났다. '굿모닝 맨하탄'은 3만명 관객에 그쳤지만 신선한 소재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 영화시장이 커지면서 경제·문화 대국이기도 한 인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인도적인 색채를 다소 줄이고 보편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영화가 흥행성적이 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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