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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좌파 연예인의 액세서리

송년회가 한창이다. 친한 기자들과 조촐한 일본식 술집에서 한잔 겸 저녁을 들었다. 좁은 집이라 옆자리에 있는 분들이 아는 체를 했다. 팀장이 부원들을 이끌고 송년회를 하는 듯했다. 그 팀의 부장 왈, “나는 아닌데 우리 팀원들은 좌파예요”라고 말했다. 좌파라, 그럴 수 있다. 친북 좌파가 정권을 잡았으니. 그런데 명함을 보니 매우 유명한 증권회사 사람들이었다. 말하자면 자본주의의, 시장경제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젊은 친구는 말했다. “분배가 많이 되는 세상이 되었음 좋겠어요. 전 00당원이예요.” 나는 슬며시 장난기가 발동했다. “그럼 수입의 절반을 00당에 바치나요? 그래야 분배가 되지요.” 진담 반 농담 반 말을 건네자 그는 정색을 했다. “왜 내 수입을 바쳐야 돼요? 세금 걷어서 하자는 거예요.” 나는 정말 안타까웠다. 증권회사 직원뿐만이 아니다. 연예계에서도 분배를 주장하는 좌파들이 많다. 그들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최대의 수혜자들이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위선의 짙은 냄새가 난다. 왜? 결코 그들은 ‘그들의 몫’을 분배에 보태겠다고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지독하게 제 몫을 챙긴다. 예를 들어 영화계도 그렇다. 한국 영화가 대작 중심으로 제작 편수가 줄어들면서 이른바 영화계의 조명ㆍ조감독 등등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은 더 열악해졌다. 일년 급여가 500만~600만원인 사람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진보 좌파라고 하는 일부 스타들의 개런티는 제작비를 위협하기에 이를 정도이다. 게다가 앉아서 챙기는 흥행 수익에 따른 러닝 개런티라는 것까지 요구한다고 들었다. 좌파 용어로 말하자면 ‘수탈자본가로서 착취’를 하고 있는 셈이다. 외제 자동차를 타면서 스크린쿼터를 사수하자는 그 모순과 위선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나는 그들을 크게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들에게 진보 혹은 좌파 이념은 아마 액세서리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느낌’에서 나온 ‘이념’이기에 그들은 스스로의 모순과 위선을 모를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있다. 오늘 그들이 누리는 풍요, 향기로운 한잔 술부터 그야말로 앉아서 챙기는 불로소득인 러닝 개런티까지 모두가 시장경제의 시스템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말이다. 적어도 시장경제에 감사하고 존경을 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불쌍한 이웃을 위해 우리 좌파 스타들도 ‘나의 이념’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외국의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처럼 자신에게 과분한 부를 안겨준 사회와 가엾은 이들에 대한 기부라도 제발 생활화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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