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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틀 변화 없지만 청와대 새주인 따라 한미관계 바뀔수도

[미국의 선택 오바마 재선] ■한반도 외교·안보 전망<br>대북정책 성향 갈리면 마찰 피하기 어려워<br>북미, 탐색전 끝내고 직접대화 속도 낼수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하면서 2기 오바마 정부와 한미관계ㆍ북미관계가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 주목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2기 오바마 정부의 한미ㆍ북미관계는 총론에서는 현재의 동맹관계에 변화가 있지는 않겠지만 각론에서는 41일 앞으로 다가온 우리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워싱턴의 변화보다는 새로 바뀌는 청와대 주인에 따라 관계변화가 예측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다른 나라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골자로 한다. 미국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 외교안보정책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국무부 내 한반도 담당 관료들도 남은 임기 동안 계속 직책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재선 이후 백악관과 국무부의 한반도 라인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 상황에서도 한미관계가 특별히 변화할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관계 12ㆍ19 대선 결과가 변수=41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앞으로 4년간 한미관계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야 대선 후보가 차이를 나타내는 대북정책은 한미관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에도 한미 정상 간 대북정책의 방향이 다를 경우 한미관계는 마찰음을 냈다. 지난 1990년대 초반 '김영삼-빌 클린턴' 체제에서는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강경론과 대화론으로 맞선 바 있다. 2000년대에는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강조한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과 '네오콘'으로 대북 강경론자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간 엇박자로 북한과의 관계가 냉탕과 열탕을 급격히 오갔고 한미관계도 마찰이 생겼다.

레이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한국 대선"이라며 "한국 대통령 후보들 간 차이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한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북정책 외에 한미 양국이 부딪힐 만한 변수는 당장은 없다. 오는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해 여야 후보 모두 연기 없이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역시 당장 드러나는 진통은 없다. 다만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이나 미사일방어(MD)체제 참여 등에서 우리 정부의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상화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오바마 행정부도 무역수지 균형을 이루려 노력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이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부대에 대한 재정지원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미관계 급격한 변화는 어려워=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여파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어 당장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내놓은 정강정책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강경한 대북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정강은 북한을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국제의무를 무시하는 또 하나의 정권으로 규정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정면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북한에 대해 냉혹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음을 강조하면서 비핵화 조치를 취할지, 국제사회의 제재를 계속 받을지 양자택일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북미 간 탐색전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 대선 기간 북한이 미국에 대해 특별한 도발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화 복원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참모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ㆍ29 합의가 북미 간 관계개선의 모티브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6자회담이 빠르게 재개될 수 있고 6자회담 틀 내에서 다양한 대화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북미관계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북한의 돌발행동이 항상 낙관론을 꺾어버렸기 때문이다. 북한이 2009년 오바마 행정부 1기 출범 당시 2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한 것과 같은 행동을 한다면 북미관계는 현재보다도 더 악화될 수 있다.

앞으로 미국 정부는 내년 초 출범할 차기 한국 정부에 따라 방향성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캠벨 차관보는 최근 한 좌담회에서 "최근 미국의 대북한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특성은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의 차기 정부는 (북한 문제에 대해) 한국 등과 발 빠르게 협의하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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