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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 지역에 '빨간 속옷' 열풍을 이끌었던 롯데백화점 상품기획자(MD) 두 명이 회사에서 성과급 250만원을 각각 받았다.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이 지난해 12월17일 개장하면서 연 '레드 란제리 페스티벌'을 기획한 란제리 부문의 최정욱 선임상품기획자(CMD)와 조효주 MD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에 대한 성과급 시상은 1일 본점에서 열린 직원 정례조회에서 열렸다. 최 CMD는 "지난 2007년 롯데백화점 센텀점 여성팀에서 근무하면서 부산 지역에 퍼져 있는 '매장 개점날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지난해 4월 란제리 부문 CMD로 발령을 받은 뒤 이를 활용하는 마케팅이 주효할 것으로 생각해 적극 실행에 나섰던 것"이라고 밝혔다. 최 CMD는 지난해 말 광복점 오픈을 앞두고 비비안과 비너스ㆍ와코루 등 주요 속옷 브랜드 10곳과 협의에 들어갔다. 매출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업체를 설득하기 위해 네 번이나 부산을 찾아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총 35억원어치, 11만장의 빨간 속옷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캘빈클라인(CK)의 경우 미국 본사와 릴레이 협의를 한 끝에 2억원어치의 물량을 확보했고 막판에 행사에 참여하게 된 코데즈컴바인의 경우 한 달 만에 2억원어치의 제품을 찍어내는 등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최 CMD는 설명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지난해 12월 광복점에서는 준비한 빨간 속옷이 프리오픈인 16일 3억원어치, 17일 개점 당일에는 17억원어치 등 무려 2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는 같은 기간 광복점 전체 매출인 80억3,000만원의 25%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속옷을 구매한 고객들이 다른 제품까지 구매한 연관구매액이 이 기간 전체 매출의 43%를 차지해 단일 매출뿐 아니라 백화점 총 매출 상승까지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열린 백화점 임원진 평가에서 광복점의 란제리 페스티벌이 가장 높은 A등급을 받았다. 두 MD가 받은 250만원의 포상금은 평소 백화점 일반 행사에 대한 포상이 50만~100만원인 것에 비하면 최고 다섯 배나 높은 수준이다. 이뿐 아니라 이 백화점은 당시 행사에 참여했던 브랜드 중 목표치를 달성한 주요 업체에 마진을 조정해 브랜드당 최고 1,000만원, 총 4,000만원의 이익금을 배분해 앞으로 진행될 행사에 대한 동기를 부여했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최 CMD는 "장기간 준비한 행사가 좋은 실적을 거둬 큰 보람을 느낀다"며 "오는 7월 '섹시 란제리 페스티벌' 등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대형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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