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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MB' 그리고 '어ㆍ힘ㆍ빼'

[데스크 칼럼] 'MB' 그리고 '어· 힘· 빼' 부동산부장 박민수 minsoo@sed.co.kr 사흘 뒤인 오는 25일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다. 광복 이후 이승만 정권을 시작으로 열 번째 정권의 출발이다. 새로운 출발은 언제나 가슴 벅찬 기대와 희망 그리고 용기를 갖게 한다. 실제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민들은 먹고 살기가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막연히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도 새 정부 출범이 경제성장에 긍정적이고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 5년간 기업이든 국민이든 다들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에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감이 더욱 큰지도 모른다. 새 정부도 당연히 어깨가 무겁고 부담스러울 게다. 특히 새 정부는 경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출범 초기부터 성장동력 회복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정부조직법 등 중요 현안으로 여야가 정면 충돌 직전까지 간데다 국내를 둘러싼 경제여건마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초기 국정운영에 적지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게다가 남대문과 세종로 정부 청사의 잇따른 화재, 군 헬기 추락 등 연이어 터지는 사건ㆍ사고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행히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이 '올드 보이'들로 이뤄졌다는 비판과 함께 경륜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열정 하나만 믿고 설쳤던 아마추어 정권보다 참신성은 떨어지지만 보다 시야가 넓고 오랜 행정경험과 세기도 갖췄다는 점에서 이들은 프로라고 할 수 있다. 아마추어가 두 손 두 발 다 들고 나간 자리를 프로가 넘겨받아 뭔가 한 수 보여주겠다고 오버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들을 믿고 싶은 심정이다. 프로는 프로다울 때 인정을 받고 대접을 받는다. 프로는 아무리 사소한 실수라도 용납되지 않는다. 바로 승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하는 내각이 진정 프로라면 과거의 교훈을 거울 삼아 실패의 전철을 다시는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흔히 골프를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엎치락뒤치락 새옹지마 우여곡절 천변만화가 18홀을 도는 동안 끊임없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비기너건 프로건 골퍼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이야기가 있다. 'MB(머리 박고)'와 '고ㆍ들ㆍ개(고개 들면 개)' 그리고 '어ㆍ힘ㆍ빼(어깨 힘 빼고)'다. 이 세 가지는 모두 공을 똑바로 멀리 정확하게 보내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요소다. 다 알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아 'MB와 고ㆍ들ㆍ개, 어ㆍ힘ㆍ빼'를 드라이버 헤드에 아예 써놓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공을 칠 때마다 쳐다보면서 '머리 박고 고개 들지 말고 어깨 힘 빼고' 부드럽게 스윙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주제 넘은 훈수가 될지 모르지만 새로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도 이 세 가지 원칙을 끝까지 지켜주기를 바란다. '머리 박고' 치라는 말은 공을 끝까지 보라는 이야기로 국민을 끝까지 쳐다보고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골프뿐 아니라 모든 운동에서 어깨에 힘을 빼라는 것은 과욕을 부리지 말고 몸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움직이라는 말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OB 나게 마련이고 억지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는 반드시 탈이 난다.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였다가 한두 번 성공했다고 해서 매번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똥고집에다 두 눈 두 귀 막았던 독불장군의 마지막을 우리는 지금 지켜보고 있다. 우쭐대다가는 순식간에 무너지는 게 골프다. 무너지는 게 순간이듯 민심과 여론이 바뀌는 것도 한순간이다. 정확하게 공을 멀리 보내려면 발밑의 공을 끝까지 쳐다봐야지 자꾸 머리를 들다가는 빗맞거나 뒤땅 치고 후회한다. 이명박 정부도 '머리 박고 고개 숙이고 어깨 힘 빼고 겸손해야' 5년 뒤 성공한 정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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