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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4월 3일] G20회의 긴 여정의 시작

<파이낸셜타임즈 4월 2일자>

이번 주요20개국(G20)금융정상회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세계 주요 정상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는 상징적 의미도 큰데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공동 극복하기 위한 진정한 첫 걸음을 떼는 무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는 금융위기를 다룰 추진력을 얻어낼 수 있었다. 회담이 설정되지 않았더라면 이 같은 힘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길고 긴 과정의 시작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공허한 말 잔치에 그칠지 아니면 의미있는 행동을 야기할 지는 당분간 알 수 없을 것이다. 이번 회담의 의장인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지난 가을 G20정상회담에서도 만끽했던 역할을 다시 한번 연기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세계의 재무장관역이다. 그가 국내보다는 대외 활동에 치중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인기도 없는 국내 활동보다는 세계를 누비며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 전략을 설파하고 다니는 게 훨씬 재밌기 때문이다. 그의 국제 행보를 놓고 영국에선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힐난은 불공평하다. 영국이 지금과 같은 곤경에 빠진 데 대해 브라운 총리는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가 이번 위기에 대한 해법을 단순히 국내에서만 찾지 않고 있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전세계에 걸쳐 수요가 붕괴하고 있고 중부와 동부 유럽의 위기가 여타 지역으로 퍼질 것이라는 공포감이 계속되고 있다. 부실은행 구제도 간단치 않은 일이다. 이 같은 세계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글로벌 공조가 필수다. 브라운 총리가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를 잔뜩 올려놓은 탓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사실 단박에 이번 위기를 해결할 공동성명이란 있을 수 없다. 회담이 성공적이라 해도 그것은 위기의 해결점이 아니라 경기 회복을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G20회의는 이제 목표점을 향해 막 출발하기 시작한 열차와도 같다. 부실은행을 정리하고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을 마련하는 것은 기나긴 과정이다.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도전들이 나타날 것이다. 이번 회의가 아무리 성공적이라 해도 다음 G20회의에서 산적한 의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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