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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과도한 소비 풍토의 심각성 다뤄

■ 100개 만으로 살아보기 (데이브 브루노 지음, 청림출판 펴냄)


옷장 문을 열어본다. 즐겨 입는 옷보다 쌓아두고 걸어두는 옷이 태반이다. 서랍 문을 열어본다. '이 물건을 도대체 왜 샀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당장 쓸모가 없는 용품들이 가득하다. 이렇듯 꼭 필요해서라기보다 본인도 모르게 어떠한 흐름과 이끌림에 의해 물건을 구입해 본 경험이 누구나 한 두 번은 있었을 터다.

이 책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은 몇 개일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21세기 지나치게 격화된 소비주의 풍토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어려운 경제논리로 소비주의의 심각성을 증명해 보이진 않는다. 어느 날 뒤죽박죽으로 쌓인 물건들에 갇힌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1년 동안 100개의 물건만으로 살아볼 것을 결심한 저자가 자신의 솔직한 체험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미국 샌디에고 포인트로마 나자린대학에서 마케팅 학부 강의를 맡고 있는 저자는 오늘날의 과도한 소비주의를 지탄하는 내용을 실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비주의 폐단에 대해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소비주의의 굴레에서 자신을 해방시킬 행동 방안을 찾아 직접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때부터 저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100개만으로 살아보기'의 시작을 선언한다. 도전이 시작되자마자 '타임'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의 유명인사 등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소비주의에 대한 관점을 '소유'에서 '만족'으로 이끄는 길잡이가 되어준 것이다.



이 책에서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책의 말미에 소개된 '100개 만으로 살아보기 생활 실천법'으로 저자는 자신이 체험하며 겪은 여러 시행착오를 풀어내며 '어떻게'효과적으로 실생활에서 '줄이기'를 실천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저자는 '왜 100개만으로 살아가기'가 필요한지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변도 잊지 않는다. 그는 "영어의 'economy(경제)'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oilos(집)'와 'nomia(관리)'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며 "건강한 경제는 말 그대로 '관리가 잘 된 가계'라는 의미가 된다"고 말한다. 이어 "우리가 저마다의 돈, 기술, 지역사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우리는 자신의 가계뿐 아니라 이웃, 국가 전체에까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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