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관광공사가 지금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이후 관광 시장의 침체다. 국내 관광 시장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됐지만 외국인 대상 업계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7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54%가 감소했다. '내우'는 관광공사 자체의 어려움이다. 정 사장은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 등 어려운 상황에서 면세점 사업 철수에 따른 신규 수익원 창출도 시급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관광공사의 위상 약화도 문제다. 4월 변추석 사장이 석연찮은 이유로 3년 임기를 1년 만에 사퇴한 후 4개월 동안 경영 공백을 겪었다. 그리고 잇따른 낙하산 논란은 관광공사가 정권 핵심의 논공행상 자리라는 세간의 인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인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참여한 공로로 사장직을 꿰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것을 감안, 관광공사 사장직을 차기 지방·국회의원 선거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강원도 강릉 출신인데 관광공사는 지난해 말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을 9개월 만에 내던진 전과가 있다.
그가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지는 앞으로 정 사장의 행동에 달려 있다. 앞서 국토부에서 주택·부동산 부문을 담당했던 경력에 맞게 관광 분야서도 하드웨어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반적인 분석이다. 전임인 이참·변추석 등 두 사장이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에 비중을 뒀던 것과 차별된다.
그는 취임사에서 "기존의 문화유산·자연보다는 세계적인 트렌드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도시, 새로운 재생 부문이 또 다른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뜨고 있다"며 관광 산업과 다른 부분의 융합과 통섭을 강조했다. 17개 지역에 설치된 '창조경제 인큐베이터'인 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관광 분야 협력도 제시했다.
관광공사가 관광 본연의 업무가 아닌, 정치 등 다른 이슈로 구설에 또 오르게 될지 아니면 새로운 혁신관광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정 사장뿐 아니라 한국 관광 산업도 지금이 기회이자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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