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간호사인 소프라노 박모아 덕순(59ㆍ사진)씨가 4년째 북한의 라진병원을 돕는 음악회를 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박모아씨는 올해도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후 5시 베를린 랍잘 콘서트홀에서 300석을 꽉 메운 청중 앞에서 한국민요와 '그리운 금강산, 가고파, 산유화 등 우리 가곡을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청중의 90%는 독일인이었으며 수익금 전액은 독일 수도원이 지은 라진병원의 의료장비 구입에 보태질 예정이다. 3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는 박씨의 무대 외에도 한글학교 어린이들의 무용과 장구춤, 박모아씨의 독일인 제자가 지휘자로 있는 독일교회 합창단원들의 도라지 신아리랑 등 한국 노래 공연이 펼쳐져 청중들의 호응이 컸다. 인터넷에 ‘나오미의 독일이야기’를 연재 중인 박경란(38)씨는 “청중들의 이 음악회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독일 또한 분단의 역사를 지닌 탓에 한국에 대한 미묘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7년부터 자선음악회를 열어온 박모아씨는 전남 나주 출신으로 성악에 재능을 보였지만 학비를 대주는 큰아버지의 권유로 간호학과에 진학했다. 독일에서 성악공부를 하기로 결심하고 1973년 간호사로 독일에 온 후 간호사일을 하며 피아노, 성악 레슨을 시작, 베를린 음대 성악과를 졸업할 수 있었다. 그는 “성악가로서 내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현재 사는 이곳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민요나 노래를 독일과 유럽인들에게 많이 알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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