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외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지난 5월말∼6월초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아르만도 에밀리오 게부자 모잠비크 대통령과 잇달아 회담한 데 이어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필리핀은 6.25 때 우리 나라를 도운 우방국이고 아세안 국가 중 최초로 수교를 맺은 국가로 오랫동안 우정과 신뢰를 쌓아왔다. 양국 간에 인적 교류도 매우 활발해서 필리핀을 찾는 가장 많은 외국 관광객이 바로 한국인이라고 한다”면서 “이번 대통령님의 국빈 방문을 통해서 양국이 더욱 견고한 상생 협력의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국방분야협력, 체육교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공여 등 3개 부문에 대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 정상은 통상과 투자, 개발협력, 재외국민보호, 문화ㆍ인적교류 등 제반 분야의 실질협력 확대방안에 대해 협의했으며 한반도, 아세안 등의 지역 정세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ㆍ브루나이 순방을 다녀온 박 대통령이 곧바로 아세안(ASEAN) 회원국인 필리핀 정상과 만나는 것은 우리 경제의 동반자인 아세안을 중시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3 세계사이버스페이스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통해 “앞으로 사이버공간의 개방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이런 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국제적 규범과 원칙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인터넷 환경이 발달할수록 개인정보 유출과 스팸, 악성코드 유포를 비롯한 사이버 보안에 대한 위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이버스페이스총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개최하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행사로 사이버와 관련된 국제안보, 경제, 사회, 범죄, 보안 이슈 등을 논의하는 장관급 국제포럼이다.
박 대통령은 “끊임없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던 사이버 경제 부분도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사이버 공간을 통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가 창출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대안들이 적극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총회 참석 뒤 청와대로 이동,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을 접견하고 “요즘 좀비 PC를 이용해 사이버 테러 같은 것을 많이 하게 되는데 한국은 그 동안 북한으로부터 대규모 사이버테러를 여러 번 당한 경험이 있어서 사이버 안보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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