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초기부터 인사 실패로 홍역을 치른 대표적인 정부는 현 이명박 정부다. "박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명박 정부는 첫 인사 때부터 3명의 장관 후보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사퇴해 정국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됐다. 이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08년 2월 통일부 장관에 내정됐던 남주홍씨, 환경부 장관 내정 박은경씨, 여성부 장관 내정 이춘호씨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부동산 투기 의혹, 위장전입 등이 드러나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자진 사퇴했다. 청문회 대상은 아니지만 대통령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에 내정됐던 박미석씨도 집권 초기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등 의혹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 중반에는 국무총리 내정자 인준까지 실패해 국정 혼란이 초래되기도 했다. 18대 대선 기간 '홍어x' 발언으로 막말 파문을 일으킨 김태호 의원이다. 김 의원은 2010년 8월 국무총리에 내정됐으나 선거자금 대출특혜, 부인의 뇌물수수 및 관용차 사적 사용, 박연차 게이트 관련 인사청문회 위증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청문회 도중 사퇴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하다 낙마한 임채진 전 검찰총장 후임으로 내정된 천성관 전 서울고검장은 청문회 도중 개인 스폰서 및 위장전입 의혹 등을 견디지 못해 사퇴했다. 덕분에 그는 '스폰서 검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밖에 지식경제부 장관에 내정됐던 이재훈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 신재민씨, 경찰청장 내정 김석기씨 등이 모두 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했고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퇴직 공직자를 다시 발탁해 돌려가며 자리를 맡기는 '회전문 인사'와 측근을 요직에 발탁하는 '보은 인사'도 이명박 정부를 괴롭힌 인사 실패 요인이다. 현 정부에서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현 산은금융지주 회장, 민정수석 비서관과 정부법무공단 이사장 등을 지낸 정동기 전 법무부 차관 등이 회전문 인사로 비판 받은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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