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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석래 전경련 회장에게 거는 기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으로 선출됨으로써 전경련이 새출발할 수 있게 됐다. 끝까지 난항을 거듭해 우려를 사기도 했으나 결국 연장자를 추대하는 관례대로 회장 선출을 마무리했다. 경제사정이 어려운데다 재계의 협력과 단합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조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우선 전경련의 분위기부터 추스르고 명실상부하게 재계의 구심점으로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최근 전경련은 4대 그룹 총수 등 실세들의 참여가 활발하지 못한 가운데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재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각종 규제와 재벌개혁이라는 시대의 도전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회장 선출 과정에서 빚어졌던 일부 갈등을 무마하고 재계의 입장을 담아냄으로써 전경련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조 회장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더구나 기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한미 FTA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공정거래법 및 상법 개정 등 경제계의 수많은 현안이 앞에 놓여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전경련은 재벌개혁정책에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대화 채널을 복원해 재계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세계는 글로벌 자유경쟁체제를 맞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대내외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경련의 역할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반기업 정서를 비롯해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도 전경련이 직면한 중요한 과제이다. 아울러 전경련이 이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4대 그룹 총수 등 재계 실세는 물론 회원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일본의 게이단렌(經團連)이 경제계의 대변자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재계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시대의 변화를 읽고 변신을 꾀했기 때문이다. 재계 원로일 뿐 아니라 국제경제통인 조 회장의 리더십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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