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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업도시를 가다] 전주·완주 혁신도시
입력2006-02-21 16:22:43
수정
2006.02.21 16:22:43
땅값 2~3배 올랐지만 거래는 끊겨<br>총 488만평 개발 토공·농진청 등 13개 기관 이전<br>인근 법조타운과 연계, 기반시설 활용 등 모색<br>거래허가구역 묶여… 농지 평당 10만~30만원선
“그동안 땅금이 워낙 쌌응께 많이 올라 보이는 것이지, 죄다 허가구역으로 묶어놓는 통에 팔지도 못허고 참…”
지난해 10월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가장 먼저 후보지로 결정된 전북 전주시ㆍ완주군 이서면 일대. 논밭 사이사이로 뜨문뜨문 자리잡은 중개업소 가건물만 아니라면 혁신도시 예정지라고 짐작하기 어려울 만큼 여느 조용한 농촌과 다를 바 없었다.
후보지 발표 때만 해도 축제 분위기 속에 자축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내걸렸다지만 지금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다. 이서면사무소 근처에서 만난 주민 최모 씨는 “땅값이 좀 오르긴 했지만 팔고 싶어도 못 팔고, 얼마 안되는 보상금 받아들고 쫓겨날 지도 모르고 해서 주민들 입장에서는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혁신도시에는 오는 2012년까지 한국토지공사와 농촌진흥청 산하기관 등 13개 기관이 이전한다. 6개 혁신도시의 시행을 맡은 토공은 자신들이 이전할 도시를 ‘선도 지역’으로 직접 개발하게 돼 개발계획 수립에 적잖이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토공은 오는 6월께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신청한 뒤 주민 공청회를 거쳐 내년 4월 개발계획 승인, 8월 보상 착수, 11월 실시계획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연기ㆍ공주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선례를 감안하면 보상금액이 7,000억원쯤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전주ㆍ완주 혁신도시는 488만여평으로 다른 곳에 비해 넓은 편이지만 농진청 산하기관들의 농장 등 연구ㆍ시험시설이 전체의 3분의2나 차지해 실제 활용가능 면적은 160만여평에 불과하다. 계획인구 2만명 규모로는 이전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을 만족시킬 생활ㆍ교육ㆍ의료ㆍ문화 등 자족기능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 때문에 토공은 전주시가 혁신도시 인접지인 만성동 일대 50만여평에 추진 중인 법조타운과 연계해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방안을 타진 중이다. 혁신도시를 전주와 최대한 엮어 개발하면 전주의 기반ㆍ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좋다는 판단에서다.
토공 전북지역본부 최남훈 차장은 “설문 결과 가족과 함께 내려오겠다는 공공기관 직원들은 10%에 불과했다”며 “2만여명으로는 자족이 힘든 만큼 혁신중심지구를 전주와 가까운 동쪽에 배치하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예정지인 완주 이서면, 전주 효자3동 일대와 인접지역의 땅값은 혁신도시 지정 전에 비해 두세 배 이상 올라있다. 표준지 공시지가도 지난해 2만~3만원 수준에서 5만~6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가 막혀버린 이서면의 예정지내 농지는 평당 15만원에 마지막 거래가 이뤄졌고 북쪽 반교리처럼 예정지와 맞붙어있는 곳은 평당 20만원까지 부른다. 예정지 남쪽 상개리의 전주-김제간 도로변 농지는 10만~3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서면 원주민공인 관계자는 “후보지 지정 때만 해도 토지거래가 활발했지만 워낙 신속하게 결정되고 곧바로 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탓에 땅값 억제가 잘 된 편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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