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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소기업 임금, 대기업의 52.9%로 추락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수준이 대기업 근로자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통계청 국가 주요지표가 나왔다. 지표를 보면 지난해 중소기업 임금은 대기업의 52.9%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이 65.9%에 달했던 2001년에 비하면 급전직하한 셈이다. 대기업 직원 한 사람이 연간 5,000만원을 받았다면 중소기업 직원은 2,645만원을 받았다는 뜻으로 이 상황에서 누가 중소기업 일자리를 찾으려 할지 의문이 들 정도다.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호소하는 취업 '미스매치'도 결국 열악한 임금 탓이었다.

선진국과 달리 대기업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은 청년 구직자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연구인력의 경우 대기업 임금의 46%에 불과하다 보니 중소기업 이공계 인력의 이직률이 무려 16.8%로 대기업(9.8%)의 두 배에 달할 정도이고 중소기업의 52%가량이 최근 3년간 핵심 인력이 회사를 그만둬 경영상 적지않은 피해를 봤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외국인을 고용한 중소업체의 81.3%가 '인력난'을 이유로 꼽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저임금→인력유출→임금하락'이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며 중소기업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는 양상이다.

독일의 경우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의 임금은 90 정도로 격차가 별로 없다. 중소기업이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해 쑥쑥 커가는 독일의 선순환이 우리가 밟아가야 할 길이다. 요즘 우리 중소기업인들 사이에는 '9988234'라는 자조 섞인 용어가 회자되고 있다. '한국 기업의 99%와 고용률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2~3년 내에 사망하는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실로 끔찍한 표현이다.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한국 경제 역시 존재하기 어렵고 근로자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고 만다. 더 늦기 전에 생존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과 대기업 절반 수준의 저임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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