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달리 대기업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은 청년 구직자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연구인력의 경우 대기업 임금의 46%에 불과하다 보니 중소기업 이공계 인력의 이직률이 무려 16.8%로 대기업(9.8%)의 두 배에 달할 정도이고 중소기업의 52%가량이 최근 3년간 핵심 인력이 회사를 그만둬 경영상 적지않은 피해를 봤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외국인을 고용한 중소업체의 81.3%가 '인력난'을 이유로 꼽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저임금→인력유출→임금하락'이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며 중소기업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는 양상이다.
독일의 경우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의 임금은 90 정도로 격차가 별로 없다. 중소기업이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해 쑥쑥 커가는 독일의 선순환이 우리가 밟아가야 할 길이다. 요즘 우리 중소기업인들 사이에는 '9988234'라는 자조 섞인 용어가 회자되고 있다. '한국 기업의 99%와 고용률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2~3년 내에 사망하는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실로 끔찍한 표현이다.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한국 경제 역시 존재하기 어렵고 근로자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고 만다. 더 늦기 전에 생존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과 대기업 절반 수준의 저임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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