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누구나 한번쯤 '자녀를 영어권 국가로 유학 보내면 어떨까'라는 고민을 해봤을 것입니다. 안 보내자니 우리 애만 실력이 뒤떨어지는 것 같고 보내자니 적응을 하지 못할까 불안합니다. 경제적 부담도 상당합니다. 그래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조기유학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세 명 중 한 명은 여건만 되면 자녀를 조기유학 보내고 싶어합니다. 이처럼 조기유학을 선호하는 것은 영미권 국가로 유학을 가면 영어 노출량이 극대화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학습자의 노력과 상황에 따라 단어나 문장을 구사하는 외국어 수준을 넘어 뉘앙스와 행간까지 읽어내는 이중언어 사용자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조기유학을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됩니다. 첫째는 적응 문제입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기 쉽습니다. 심리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에서의 영어공부는 불가능하며 심지어 생활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연이 비슷한 한국 학생들끼리만 어울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대했던 것과 달리 영어 노출량은 조금도 늘지 않고 오히려 영어 스트레스만 커질 수 있습니다.
다음은 준비 부족입니다. 영어권 국가로 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유학에 앞서 영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학습할 자세를 갖추고 떠나야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원어민 수업을 들으면 상대적으로 내용 이해가 떨어지기 때문에 피해의식과 열등감만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기유학을 가지 않고 원어민 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남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영어철자 말하기 대회인 '스펠링 비'에 한국대표로 네 번이나 출전하게 된 서지원양은 해외유학을 한 번도 다녀오지 않은 순수 국내파 토종 영어영재입니다. 서양은 지난 2008년 당시 만 10살의 나이로 토익 최연소 만점을 받아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EBS 공부의 달인에도 소개된 서양의 영어공부 비결은 다독입니다. 해외연수 한 번 없이 원어민 이상의 영어실력을 쌓을 수 있게 해준 다독은 체계적인 '파닉스(발음 중심 언어교습법)'와 '어원'학습 덕분입니다.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시스템이 있다면 국내에서도 원어민 수준의 영어실력 향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무작정 조기유학만을 선택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맞는 커리큘럼을 찾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도움말=윤선생영어교실 국제영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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