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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했던 F5… '하이파이브'로 환골탈태

브라질·인도·터키·인니·남아공

연준 완만한 테이퍼링 전망에 부실한 경제 펀더멘털 개선 조짐

2월말부터 통화가치 고공행진 침체된 캐리트레이드 시장 활기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사에 허약한 펀더멘털이 부각되며 극심한 금융시장 불안을 겪었던 이른바 'F5(fragile five·5대 취약국)' 국가들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국제외환 트레이더들은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F5 국가를 '하이파이브'로 치켜세우며 이들 국가가 침체했던 '캐리 트레이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QE) 정책 축소를 시사한 후 신흥국 금융시장은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우려로 환율이 급등하는 등 요동쳤다. 이 과정에서 대형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경상수지 적자 누적 등 펀더멘털이 취약한 브라질·인도·터키·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묶어 취약국가라는 뜻의 'F5'라는 별칭을 붙여줬다. 실제 외국인들의 자금회수가 본격화되면서 브라질 헤알화, 인도 루피화, 터키 리라화, 인도네시아 루피아, 남아공 랜드화는 지난해에만도 각각 15.13%, 12.37%, 20.52%, 24.28%, 24.10%의 가치 추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들 F5 국가의 통화들이 지난 2월 말을 기점으로 글로벌 주요 통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외환 트레이더들은 이들을 F5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 대신 '하이파이브' 혹은 'F(굉장한·fabulous)5' 국가로 부르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실제 2월 이후 헤알·루피·리라·루피아·랜드화는 달러 대비 이날까지 각각 4.54%, 1.60%, 2.90%, 0.76%, 1.94% 올랐다. 데이비드 블룸 HSBC 글로벌FX 헤드는 "당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브라질·인도·터키·인도네시아·남아공 통화를 사서 보유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더 이상 F5국가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 국가 통화의 반전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취임시점과 맞물린다. 대표적 비둘기파(경제성장 중시)인 옐런이 2월 버냉키 후임으로 오면서 테이퍼링이 시장 우려보다 완만히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고 이를 기점으로 투자자들이 다시 신흥시장에 주목한 것이다.



이에 더해 이들 국가의 부실한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될 여지를 보이는 점도 F5 부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7%의 적자를 기록했던 이들 국가의 경상적자 규모는 올해 모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통화가치 회복은 그동안 소강국면을 보였던 캐리 트레이드 시장을 다시 들썩이게 하고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케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의 통화(달러·엔·유로 등)를 빌려 고금리 국가의 통화나 자산에 투자한 뒤 차익을 챙기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이 같은 투자 움직임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반면 최근 JP모건FX변동성지수가 2007년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등 금리 변동성이 안정을 되찾고 F5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오르면서 '캐리 트레이드 시장'이 최상의 조건을 맞았다고 투자자들은 평가했다. 도이체방크의 올리버 하비 FX거시경제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이머징 국가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이 캐리 투자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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