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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이세돌의 변칙적인 행마

제6보(88∼100) <br>○이세돌 9단 ●구리 9단 <제3회 BC카드배 결승5번기 제4국>



백88을 이세돌은 패착성 완착이었다고 후회했다. 그 수로는 한 발 더 넓게 A로 벌려야 했다. 흑은 실전처럼 89, 91로 두는 정도인데 그때 92에 걸치면 상변의 백진이 그 자체로 깔끔하게 완성된다. 실전에서는 흑93이 놓인 시점에서 백의 행마가 심히 거북하게 되었다. 참고도1의 백1로 지키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정수인데 흑2가 절호점이 된다. 좌변의 흑진을 삭감하려면 백3에까지 쳐들어가야 하는데 흑이 4로 가르고 나서면 좌우의 백이 동시에 다급하게 된다. 고심하던 이세돌은 변칙적인 행마를 하기로 했다. 백94로 뛰어 흑95를 강요해놓고 대세점인 96을 차지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상변의 백진이 너무 허술하다. "백진이 너무 엷어요. 이런 형태에서 백진을 쑥밭으로 만드는 것은 구리의 특기입니다. 백이 견디기 힘들 것 같아요."(김영환) 김영환이 제시한 것은 참고도2의 흑1 침입이었다. 백은 2에서 4로 받는 정도인데 흑7까지 되고 보면 흑의 수습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 김영환은 대국 당일 밤11시에 '비씨카드배 투나잇'에서도 이 침공을 가장 상식적이면서도 통렬한 수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리의 흑97보다 강력했다는 것. 그러나 구리의 흑97을 완착이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것으로도 흑이 좋기는 좋았으니까요."(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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