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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시비…경기한파… 위기의 경매업계

'빨래터' 진위논란 서울옥션 연말옥션쇼 취소<br>K옥션, 아시아미술경매서 낙찰률 55% 그쳐<br>"신뢰회복 노력…저평가 고미술품으로 승부"

도쿄예술대학에서 성분 분석을 받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

아이옥션 경매에 50억원에 나왔으나 위작 의혹으로 출품 취소된 '석조일경삼존삼세불입상'

지난달 30일 홍콩크리스티 아시아 현대미술경매에 출품된 장샤오강의 '혈연:대가족2'

미술품 경매업체가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맞았다. 국내최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지난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우며 낙찰된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가 진위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가장 큰 연례 행사인 연말 옥션쇼를 최근 전격 취소했다. 아시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지난달 말 마카오에서 ‘아시아 옥션위크’를 진행한 K옥션은 세계를 뒤덮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절반을 간신히 넘긴 55%의 낙찰률을 안고 돌아왔다. ◇위작시비 신뢰도 추락, 결론은?=경매회사는 그 어떤 기업보다 신뢰도가 중시된다. 하지만 지난해 5월 45억2,000만원에 낙찰돼 국내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박수근 작 ‘빨래터’는 올 1월 한 미술잡지의 위작이라는 의혹 제기와 함께 일년 가까이 논란에 싸여 있다. 이후 한국미술품감정협회의 감정, 서울대와 도쿄예술대의 분석이 있었음에도 미술품 복원전문가인 최명윤 명지대 교수는 “작품의 제작연대가 1950년대로 나오게끔 연대 측정값을 짜 맞췄다”며 더 구체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급기야 서울대는 지난 10월 감정자료 분석에 대한 재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나 두달 째 공식적인 결과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서울옥션과 의혹을 제기한 미술잡지의 명예훼손 민사소송은 이달 중 양측 2차변론이 예정돼 있다. 서울옥션 측은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말 코엑스에서 열려던 옥션쇼를 연기했고 내년 상반기께 개최할 예정”이라며 “‘빨래터’ 진위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어 빠른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미술전문 경매회사 아이옥션은 지난달 경매에 ‘석조일경삼존삼세불입상’을 국내품 최고가인 50억원에 내 놨으나 ‘가짜 의혹’에 출품을 취소했다. 아이옥션측은 “경매회사는 신뢰도가 생명인 데다 고미술품에 대한 불신이 문제인 만큼 판매실적이나 낙찰률에서 불이익이 생길지라도 출품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금융위기에 낙찰률 급감, 해법은?=미술을 포함한 문화산업은 호황기에는 서서히 상승하는 반면 경기후퇴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2005년부터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했던 홍콩 크리스티는 전성기를 뒤로 하고 지난달 30일 아시아현대미술경매 이브닝세일에서 56%의 낙찰률을 얻었다. 김환기ㆍ박서보ㆍ김창열 등 국내 대표작들이 유찰돼 한국현대미술 낙찰률은 40%대로 내려앉았다. 앞서 마카오에서 한국ㆍ대만ㆍ일본 연합 경매를 열어 55%의 낙찰률을 기록한 K옥션 측은 “절반 이하까지 우려했지만 그나마 다행인 실적”이라고 자평하고 “우리나라는 불안정한 외환시장 때문에 환율 진폭이 커 위기가 더 크게 느껴지지만 대만이나 인도네시아는 구매가 활발했다”고 분석했다. K옥션은 이달 경매에서는 시장상황에 크게 요동치지 않고 가격이 저평가된 고미술품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화랑과 아트펀드 등 미술시장 전체가 침체상황이지만 경매는 공개된 시장이라 더 눈에 띈다”며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폐쇄적 구조에서 공개적인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거쳐야 할 감정제도와 가격안정화에 관한 문제점들이 제기된 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인프라와 국가적ㆍ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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