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비서실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일각에서는 친노·비노 간 갈등의 대척점에 내가 서 있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사실은 초선 의원으로서 지역구 관리에 소홀할 수 없어 많은 고민을 한 것뿐"이라며 "문 대표가 전화로 소통과 단합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해 비서실장 역할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외에서 대변인 역할을 해본 것이 당직 경험의 전부인 상황에서 비서실장이라는 중책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스스로의 의구심도 발목을 잡았다"며 "지난주 금요일에 열린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도 참석했다. 당내 갈등 때문에 당직을 주저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사무부총장도 전화통화에서 "스스로의 당직 고사가 의도와는 달리 친노와 비노의 대결구도로 비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받아들였다"면서 "(둘만의) 식사자리에서 문 대표의 거듭된 요청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고 당직 수용의 배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무계파에 가까운 박 비서실장과는 달리 김한길 전 대표 시절 대표 비서실장과 대변인 등을 지낸 초선 의원으로 문 대표의 당직 발표 이후 "당직을 고사하겠다"며 최고위원회 출석 등 당무를 거부해왔다. 김 수석사무부총장은 "당 대변인과 비서실장 등 3년 동안 당직을 맡아 지역구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 4·29 재보궐선거 당시 조직사무부총장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수석사무부총장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서는 김 수석사무부총장이 '친노·비노 간 화해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유승희 최고위원 등이 다시 최고위원회에 돌아올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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