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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대암산 용늪 생태복원 시급


습지는 다양한 생물의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영양물질의 생산자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저장ㆍ포집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음은 물론 수질정화 및 홍수조절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정부는 이런 습지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난 1997년 3월 람사르 협약(Ramsar Convention)에 가입했고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이 붙여진 강원 인제군 대암산 용늪을 가장 먼저 등록했다.

용늪에는 낮은 기온과 높은 습도 때문에 생물들이 죽은 뒤 썩지 않고 쌓인 이탄층이라는 짙은 갈색의 토양층이 형성돼 있다. 역사는 약 4,500년에 달한다. 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기생꽃ㆍ조름나물ㆍ삵ㆍ수리부엉이 등 총 646종의 야생 동ㆍ식물이 서식ㆍ분포하며 삿갓사초ㆍ개통발ㆍ끈끈이주걱ㆍ비로용담 등 습지식물이 천국을 이루고 있다. 긴 생성 역사와 생태적 다양성으로 인해 많은 전문가들에게 조사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용늪이 상류의 군부대로 인한 오염원의 유입과 인위적인 간섭에 따라 생태계 훼손은 물론 육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많은 습지가 주변의 토사나 식물 유체 등의 퇴적으로 자연히 육상군락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거친다지만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수천년에 걸쳐 만들어진 자연의 신비로운 작품이 방치와 무관심 속에 점차 사라져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생태의 보고인 용늪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류에 위치한 군부대 시설을 철거한 후에 생태복원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예산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가 왜 용늪을 "습지보호지역" "천연보호구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중복 지정해 관리하고 있겠는가. 용늪은 우리나라의 역사이자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생태계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용늪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구경만하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지원으로 용늪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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