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지난 8일 니혼햄과의 시범경기(5대6 한신 패)를 마친 뒤 "시범경기를 통해 일본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기준을 배워가고 있다"며 "오늘 경기가 끝나고도 포수 후지이 아키히토와 볼 카운트에 따른 공의 높낮이 조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일본에 진출한 오승환은 이날 처음으로 한신 홈 구장인 효고현 고시엔 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5대6으로 뒤진 9회 초였고 오승환은 최고 148㎞의 '돌직구'를 뽐내며 1이닝 1피안타 1볼넷에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투구 수 24개에 삼진도 1개 곁들였다. 문제는 1사 뒤 무라타 가즈야 타석. 3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회심의 바깥쪽 직구가 볼 판정을 받았다. 볼넷 뒤 안타, 도루까지 허용해 1사 2·3루 위기에 몰린 오승환은 그러나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실점 없이 임무를 마쳤다. 시범경기 2경기 성적은 2이닝 2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4.50이 됐다.
이날 무라타 타석 때 마지막 공은 한국에서였으면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올 만했다. 오승환은 그러나 "(포수) 후지이에게 물어보니 '조금 낮았다'고 하더라. 나도 '조금 낮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스트라이크존을 확실히 익히면 어느 정도 높낮이로 타자를 유도해야 할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은 9~10일 라이벌 요미우리와 시범경기 2연전을 치르지만 오승환은 9일엔 더그아웃을 지켰다. 10일에도 등판하지 않는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은 "굳이 오승환을 미리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말해 오승환이 한신의 '비밀병기'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한신은 28일부터 요미우리 홈 구장인 도쿄돔에서 정규시즌 개막 3연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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