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사진) 전 충칭시 서기가 공식적인 사법 처단은 피하고 내부 당규위반으로 처벌받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검찰 관계자를 인용해 9일 첫 재판을 받는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가 부패가 아닌 살인 혐의로만 기소됐다며 이는 보 전 서기를 사법 심판대에 세우지 않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보 전 서기는 과거 계파 간 권력투쟁 과정에서 부패 혐의로 정식 재판을 받아 수감됐던 천시퉁 전 베이징시 서기(1995년)나 천량위 전 상하이시 서기(2006년)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베이징방의 대표주자였던 천시퉁 전 서기는 당시 상하이방의 대부인 장쩌민 국가 주석과의 정치투쟁에서 낙마했고 상하이방 계열이었던 천량위 전 서기는 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공청단 세력과 극명한 대립구도를 형성하다가 부패 혐의로 구속되는 비운을 맞았다.
하지만 보 전 서기 사건은 계파 간 권력투쟁 과정의 산물이기보다 심복인 왕리쥔 전 충칭시 부시장의 돌발적인 미국영사관 진입사태로 불거져 현 최고지도부 내에서 보 전 서기의 정치생명을 끝내는 선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차기 5세대 공산당 지도부 인선이 결정되는 가을의 18차 공산당 대표대회를 앞두고 보 전 서기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해 안정적 권력이양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지도부의 의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소재 푸즈창 변호사는 "부인 구카이라이가 뇌물이나 자금 해외은닉 등 부패 혐의가 아닌 살인죄로만 기소됐다는 것은 보시라이 사건을 부패 문제가 아닌 당 규율위반으로 규정짓고 조속히 끝내려는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카이라이는 순순히 자신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구카이라이가 살인 혐의를 적극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보 전 서기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 전 서기가 당 내부 규율위반 수준에서 처벌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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