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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왜 이러나

팀장이 kt ens 대출사기 핵심자에

조사사실 미리 알려 해외 도주 도와

kt ens 대출 사기 규모가 총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금융감독원 간부가 이 사건의 핵심피의자에게 금감원의 검사 사실을 알려줘 이들의 해외 도주를 도운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19일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김모(50) 팀장이 대출 사기 사건을 주도한 전모(49) NS쏘울 대표와 서모(44) 중앙TNC 대표에게 금감원 조사 사실을 알려줘 이들이 해외로 도피하도록 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 팀장은 지난 1월 말 kt ens 사기 대출과 관련해 저축은행 검사를 담당하던 직원에게 검사 내용을 들은 뒤 이를 서 대표에게 알려줬다. 2월3일에는 강남의 한 식당에서 직접 서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금감원이 대출 사기를 공식 발표한 것은 2월6일로 검사 내용을 사전에 유출한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사실을 전해들은 전모 대표와 서모 대표는 곧바로 해외로 도주했는데 이 중 전모 대표는 아직 해외에 있고 서씨는 '죄가 없다'며 귀국했다가 구속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감원 내부감찰 결과 김 팀장은 2005년부터 서 대표 등과 알고 지내면서 2008년께 서 대표가 인수한 S농장 지분 30%를 무상으로 제공 받고 필리핀 등지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증여 당시 지분가치는 6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이달 초 김 팀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번 일로 금감원은 도덕성에 또다시 치명타를 입게 됐다. 저축은행 사태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금감원 직원이 부정을 저지른 탓이다. "외부 유출은 없다"던 카드 3사 정보 유통에 이어 직원 연루 사건이 터지면서 감독당국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경찰은 서 대표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이 사기 대출에 이용하기 위해 설립한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 대표 전모(38)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해외로 달아난 전모 대표는 인터폴에 적색 수배됐다.

경찰이 밝힌 kt ens의 사기 대출 규모는 무려 1조8,335억원이다. 이 중 금융권이 회수하지 못한 대출금은 2,894억원이다. 가장 피해가 큰 하나은행은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154차례에 걸쳐 1조926억원을 대출해주고 이 중 1,571억원을 받지 못했다.

특히 kt ens의 허위 매출 채권을 발급하는 데 쓰인 kt ens의 법인 인감도장은 아르바이트생이 보관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 대출을 도운 kt ens 김모(51) 부장도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법인도장을 서류 위조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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