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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규모 첫 10위권… 힘 세지는 위안화

규제 철폐 등 국제화 노력 결실 2010년 17위서 9위로 껑충<br>한국 원화는 17위에 랭크


영국에서 원목으로 된 집안용품을 제조ㆍ판매하는 안보인터내셔널은 2년 전부터 중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할 때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의 위안화 국제화 정책으로 위안화 무역결제가 허용된 가운데 위안화 결제시 최대 4%의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구렌 저우 대표는 "2년 동안 100만달러 정도 절약할 수 있다"며 "위안화 결제는 정말 할 만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인터내셔널처럼 국제 무역무대에서 위안화를 찾는 사업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여기에 위안화 가치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까지 몰리면서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의 영향력이 무섭게 확대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하루 평균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규모는 1,200억달러에 달해 전세계 통화 중 9위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지난 2010년 조사 때의 17위에서 8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4월을 기준으로 지난 3년간 외환 관계자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처럼 위안화 거래가 급증하는 것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가속화하며 위안화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는 가운데 당국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위안화 거래규제 철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매년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해 2010년에는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랐다.

중국 금융당국은 2009년 홍콩을 역외 위안화 거래센터로 지정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 거래센터를 개설했으며 2012년에는 수출기업의 위안화 거래를 전면 허용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결제서비스업체 아펙스의 귀도 슐츠 전략관리부서장은 "5년 전만 해도 중국 정부의 규제 때문에 서양 기업이 중국 기업에 위안화로 대금을 지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일상화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통화당국의 위안화 국제화 의지가 워낙 확고하고 중국의 경제성장 또한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거래규모는 가파르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환전문업체 케임브리지머천타일그룹의 아닐 사우럽 부회장은 "전세계 기업들은 결국 위안화가 유로와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것을 목격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위안화 결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금융당국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이 부작용에 직면할 경우 이런 추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일례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자본계정 개방이 자국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러시로 이어지며 중국 금융시장에 타격을 안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의 일환으로 자본의 자유로운 국내 유출입을 허용하는 자본계정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BIS의 이번 조사에서 미국 달러는 하루 평균 4조6,500만달러가 거래돼 가장 많이 거래되는 통화 1위를 고수했다. 이어 유로와 일본 엔, 영국 파운드, 호주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멕시코의 페소화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해 8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은 17위에 랭크됐다. 전세계에서 하루 동안 거래되는 통화량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5조3,000억달러로 지난 3년간 3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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