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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이 매회 최대 규모 출품작을 자랑하며 '온라인 대전'에 나섰다.
서울옥션이 19일과 20일 양일간 진행한 온라인경매 '이비드 나우(eBid Now)'가 낙찰률 76%, 낙찰총액 6억6,165만원으로 지금까지 열린 온라인 미술경매 중 최고 낙찰률과 최대 낙찰금액을 기록했다. 첫날 경매는 이대원·이우환·무라카미 다카시·알렉산더 칼더 등 대가들의 판화·사진 등 에디션 작품으로, 둘째날 경매는 근현대와 동양화 작품을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판화·사진 등은 87%의 높은 낙찰률을 기록한 데 이어 동양화 23점은 100% 완판됐다. 시작가 7,000만원인 오지호의 '풍경'은 1억100만원에 낙찰됐다. 특히 서울옥션은 이번 온라인 경매를 통해 작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료 배송·설치라는 파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온라인 대전'에 먼저 불을 지핀 것은 K옥션이었다. 앞서 지난 7월 K옥션은 국내 최대 규모로 온라인 경매를 마련해 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성공적 결과와 고객 호응에 힘입어 오는 28일까지 K옥션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는 8월 경매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물량을 쏟아붓는다. 총 250여 명 작가의 작품 452점이 출품됐고 추정가 총액은 10억원 이상이다. 경매 성과에 따라 '온라인 경매' 신기록 경신이 기대된다. K옥션은 천경자·장욱진·이우환·정상화·박서보·강요배 등 국내 미술시장 블루칩을 비롯해 그간 경매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조환·윤동천·김지원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온라인 경매의 속성상 300만원 이하 중저가 작품이 인기있는 것을 고려해 100만원 이하 작품을 200여점 마련했으며 동시에 경매 수준 향상을 위해 1,000만원 이상 고가품도 13점이나 내놓았다.
온라인 경매에 대한 집중과 규모 확대는 세계적 추세다. 세계 양대 경매회사인 크리스티는 꾸준히 진행해 온 온라인 경매에 대해 "내년부터 자금 투입을 늘려 온라인 시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소더비는 최근 미국 온라인 경매사 이베이와 손잡고 온라인 미술경매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도 지난해부터 미술품 거래를 시작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미술시장의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국내에서도 인터파크 등의 온라인 업체가 미술품 거래에 뛰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온라인 경매 활성화 경향을 국민 수준 향상으로 인한 미술 소비에 대한 대중적 욕구 증가와 인터넷 이용인구 증가에 따른 시장 다양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동시에 경매회사 등 미술시장은 불황 타개를 위해 판화·사진 등 저가 시장 개척과 신규 고객 창출의 자구책을 모색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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