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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M&A 줄줄이 무산

머독 "합병 제안 후 주가 급락"

폭스, 타임워너 인수 제안 취소

스프린트도 T모바일 인수 포기

전 세계가 주목해온 글로벌 기업들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잇따라 무산됐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21세기폭스가 타임워너에 제의한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머독은 이날 성명에서 "타임워너 경영진과 이사진이 우리의 강력한 제안에 대한 검토를 거부해 인수 제안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21세기폭스는 타임워너를 800억달러(약 82조7,400억원)라는 파격적인 금액으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

머독은 이어 "타임워너 인수 의사를 밝힌 후 21세기폭스 주가가 떨어져 인수안이 주주들에게 매력적이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21세기폭스 주가는 타임워너 인수안이 공개된 지난달 중순 이후 지금까지 약 11% 하락했다.

이날 머독의 발표 직후 폭스 주가는 뉴욕 증시의 시간외거래에서 단숨에 8.6%나 상승해 34달러까지 치솟은 반면 타임워너 주가는 10% 급락했다. RBC캐피털마켓의 데이비드 뱅크는 "인수가 성사됐다면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것"이라며 "(타임워너 인수가) 그만한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머독이 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일본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인 미국 3위 이동통신 회사 스프린트도 미국 4위 통신업체 T모바일 인수를 합의 직전 단계에서 포기하기로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320억달러에 T모바일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미 규제당국의 합병승인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안의 최종 승인권한을 가진 미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통신 업계의 추가 합병이 공정경쟁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내며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다.

T모바일 인수를 놓고 프랑스 통신사 일리아드가 스프린트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지만 일리아드와의 경쟁은 스프린트의 T모바일 인수 포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WSJ은 분석했다.

한편 스프린트는 이날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휴대폰 유통 업체 브라이트스타의 창업주 마르셀로 클라우르를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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