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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車업체 '잡 뱅크' 없앤다

크라이슬러 이어 GM도 내달2일 폐지… 포드도 동참 가능성


크라이슬러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도 해고된 노동자에게 연봉의 95%를 지급하던 '잡 뱅크(Job Bank)'제도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경영진의 비용 절감 방안을 받아들인 결과로, '변해야 산다'는 위기감의 발로라는 분석이다. 한 마디로 강경 일변도의 노동 운동 궤도를 수정하고, 기업 살리기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GM은 오는 2월2일부로 잡 뱅크 제도를 시행하지 않기로 UAW측과 합의했다. 현재 GM에서 잡 뱅크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는 해고 노동자 수는 1,600명으로, 이들은 앞으로 실업수당과 연봉의 일부만을 받게 된다. 토니 사피엔자 GM대변인은 "잡 뱅크 제도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는 한계가 드러났다"며 "노조가 회사의 생존을 위해 결단을 내려 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 같은 결과는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UAW는 지난 12월 고용보장 양보와 함께 노조의 퇴직자 건강보험 기금에 대한 자금 지원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관측통들은 UAW의 이번 선택에 대해 자동차 업계에 만연된 방만 경영에 노조의 과도한 요구가 한몫 했다는 시중의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미 정부의 구제자금을 받아내기 위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GM의 경우 지난 12월 정부로부터 134억달러의 브릿지 론을 지원 받았고, 크라이슬러도 자구책을 내놓는다는 조건으로 40억달러를 받기로 한 상태다. 크라이슬러가 '빅3' 가운데 가장 이른 지난 26일부터 잡 뱅크 제도를 폐지키로 한 것은 이런 이유가 배경에 자리한다. 특히 크라이슬러로서는 40억달러의 정부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오는 2월17일까지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해야 돼 추가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자동차 노조가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포드의 잡 뱅크 제도 폐지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정부로부터 구제 자금을 받지 않은 포드로서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크라이슬러와 GM의 결단에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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