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 행정심판 무시하는 LH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비ㆍ공사비 등 세부항목별 분양가를 사전 공개한 아파트에 대해 준공시점에서의 건축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LH가 경기도 광교 인근에 지은 A아파트를 분양 받은 한 시민이 2011년 12월 분양가격과 건축원가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 알고 싶다며 건축원가를 공개해달라고 청구한 건에 대해 시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LH는 경영 및 영업상 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이 시민은 다시 지난해 8월 LH의 정보공개 이행명령 청구를 재신청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건축원가 공개요청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재결하고 LH로 하여금 신속히 건축원가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올해 3월 현재 LH는 여전히 건축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행정심판법에 근거해 행정심판위원회가 두 번이나 건축원가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A아파트 주민 50여명은 사법부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최근 자금을 갹출해 법률회사에 의뢰해 행정소송을 냈다.

그럼에도 LH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건축원가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가를 공개할 경우 개발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비난을 받을 것을 우려해 대법 판결 때까지 버티겠다는 속내다.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은 행정기관(공기업)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결정으로 해당 행정기관은 그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법리다. 사법부는 1심ㆍ2심을 거쳐 대법원의 3심으로 최종 결정이 나지만 행정심판위원회 재결은 이 같은 단계가 없어 심판으로는 최종적인 결정이다.

LH는 국가 공기업이다. 기업이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공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정부가 해야 할 업무를 대신 위탁 받아 하는 조직이다. LH가 대법원 판결 운운하고 있지만 일련의 행태는 누가 봐도 비난여론을 피해보겠다는 꼼수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LH는 공기업이면서 행정심판을 철저히 깔아뭉개는 이유에 대해 분명히 답해야 할 것 같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