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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28일] 그룹주 펀드 또 하나의 테마?

삼성그룹 펀드, 현대차그룹 펀드, 5대그룹 펀드, 3대그룹 펀드, 한국대표그룹 펀드 등 그룹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크게 보면 총 6개 운용사에서 그룹주 펀드를 새로 출시했으며 8월 이후 나온 그룹주 펀드만도 5종류다. 그룹주 펀드가 잇따라 나오는 이유는 삼성전자ㆍ현대차ㆍLG전자 등 그룹을 형성한 대기업들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기에 보여줬던 글로벌 경쟁력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외국 경쟁사들이 무너지거나 어려움을 겪으면서 '강자'들의 진짜 실력이 드러났고 이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올 들어 수익률 상위를 휩쓸고 있는 펀드는 그룹주 펀드들이다. 눈에 보이는 수익률이 워낙 좋다 보니 펀드 운용사와 판매사들이 팔기 쉬운 그룹주들을 대거 내놓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 크게 두 가지가 우려된다. '무늬만 분산투자'라는 위험이다. 펀드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가입한 대형주 위주의 성장형 펀드들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주들을 이미 펀드 내에 대다수 편입하고 있다. 설정액이 3조가 넘는 초대형 공모 주식형 펀드인 A펀드의 경우 투자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10.26%), LG전자(6.47%), LG화학(5.89%), SK에너지(4.07%) 등으로 굴지의 대기업들이다. 또 녹색성장 펀드, 사회책임투자 펀드(SRI)와 같은 성격의 펀드들도 투자내역을 보면 역시나 삼성ㆍLGㆍ현대차 등 그룹에 속한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 이런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새로 나온 그룹주 펀드가 마치 새로운 투자대상인 줄 착각하고 가입한다면 마치 과거 분산투자를 위해 중국 펀드, 브릭스 펀드, 인사이트 펀드에 가입한 것과 똑 같은 우를 범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우려는 그룹주 펀드는 투자대상이 특정 그룹에 한정되다 보니 수익률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지금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크게 선전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이런 업종들의 영업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투자위험이 일반 펀드보다 높을 수 있다. 주식시장에 테마가 유행하듯이 펀드에도 유행이 있다. 그룹주 펀드는 국내 경제가 수출 대기업 의존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테마 펀드와는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한계를 명확히 알고 투자해야 한다는 점은 테마 펀드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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